장마 시작...빗길이 눈길보다 더 위험하다/비오는날 교통사고 치사율, 맑은날보다 23% 높아

장마 시작...빗길이 눈길보다 더 위험하다/비오는날 교통사고 치사율, 맑은날보다 23% 높아

유영규 기자
유영규 기자
입력 2016-06-22 16:33
업데이트 2016-06-2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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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에 기상청 장마예보는 고난의 행군의 시작을 알리는 경보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장거리 차량 이동이 잦아지는 가운데 빗길 교통사고부터 집중호우로 인한 차량 침수까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보험사 수익성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장마 대비가 한해 보험 농사를 좌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22일 손해보험업계와 교통안전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빗길 교통사고는 2만 6441건이다. 이 중 463명(1.75%)이 사망해 맑은 날 발생한 교통사고의 치사율(1.41%)보다 23%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 치사율이란 사고 100건 당 사망자 숫자를 말한다. 치사율만 보면 빗길은 눈길(치사율 1.69%)보다 더 위험하다. 눈이 오면 아예 운전대를 놓거나 스스로 속도를 줄이는 일이 많지만 비교적 흔한 비에는 방심하고 습관대로 운전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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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를 장마기간으로 축소해 보면 교통사고 치사율은 더 높아진다. 손보협회가 2011~2013년 3년간 장마 기간에 발생한 7만 2029건의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빗길사고의 평균 치사율은 2.7%까지 치솟았다. 협회 관계자는 “장마철엔 노면이 연일 젖어 있는 일이 많아 안전 운전을 위해선 차량 속도를 최소 20% 이상 줄여야 하지만 그냥 평소처럼 운전하다보니 큰 사고도 잦은 것”이고 말했다.

증가하는 침수 피해도 고민 꺼리다. 최근 10년(2005~2014년) 사이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 수는 6만 2860대로 총 피해액을 합치면 3259억원에 이른다. 특히 2010년을 기준으로 피해 차량 수는 2.5배, 피해액은 3.6배로 느는 추세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도심 속 게릴라성 호우가 빈번해진 데다 2010년 이후 수입차 보급률이 급격히 늘면서 피해차량 수와 액수 모두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장마철 앞뒤로 업계의 손익계산도 판이해진다. 최근 3년간 손보협회 통계를 보면 2분기(4~6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 중·후반대를 유지하지만 본격적인 장마를 맞는 3분기(7~9월)에는 87~89%로 3~5% 포인트나 높다.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말한다.

삼성화재는 지난 주말 3000명 규모의 침수예방 비상팀 가동에 들어갔다. 전국 상습 침수지역 250곳을 골라 비 피해가 예상되는 날에는 자체 순찰 및 견인 등을 진행한다. 다른 보험사들도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날과 지역 등을 특정해 보험가입자에게 차량 운행을 자제하거나 안전 운전을 부탁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할 계획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게릴라성 호우는 1시간이 침수 피해 여부를 가르는 골든타임”이라면서 “보험사의 수익성 문제를 떠나 개인의 안전과 재산 보호 등을 위해 장마철 안전 운전법과 비 피해를 피할 주차장소 등을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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