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종료 2시간 넘겨 렉서스 타고 이동
경영권 분쟁 주총 3연승 신동빈
신동빈(붉은 원)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승용차를 타고 나가고 있다. 이날 주총에서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제안한 신동빈 회장의 해임안 등이 부결됐다. 신 회장은 이달 14일(현지시간) 미국 방문 중에 언론과 접촉한 이후 열흘 만에 카메라에 포착됐다. 2016.6.25 연합뉴스
롯데홀딩스 주총서 승리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3연승을 거뒀지만 표정은 의외로 어두웠다.
신동빈 회장은 25일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가 끝난 후 2시간 남짓 지나서야 일본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 롯데홀딩스 본사 건물을 나섰다.
그는 넥타이를 매지 않은 밝은색 셔츠에 재킷 차림으로 검은색 렉서스 승용차 뒷좌석에 앉았으며 상당히 굳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신동빈 회장은 현지시간 이달 14일 미국 출장 중에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열흘 만에 카메라에 포착됐다.
주총이 열린 롯데홀딩스 본사 근처에서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회사 주요 직위자가 외부 노출을 피하고 있음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전 현장에 모인 수십 명의 취재진을 따돌리고 비공개로 열린 주주총회에 임했다.
주총을 위해 온 대부분의 인사는 차를 타고 건물 내부 주차장으로 직행했다.
신동빈 회장과 대립하는 처지에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은 건물 주차장을 이용하지 못하고 본사 앞 도로에 내려 걸어서 들어가는 동안 카메라 셔터 세례를 받아 대비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주총을 마치고 오전 10시를 조금 넘겨 본사 건물 밖으로 나왔지만, 신동빈 회장은 바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취재진이 해산한 후 현장에 혼자 남은 기자에게 롯데홀딩스 측 관계자는 연막을 치기라도 하듯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총을 위해 본사를 방문했던 이들이 하나둘 차를 타고 떠났지만, 신동빈 회장이 움직이는 신호는 한동안 보이지 않았고 경비원 등이 바깥 동향을 살피며 수시로 건물 안팎을 드나들었다.
신동빈 회장은 점심시간이 임박하자 밖에서 들여다보이는 1층 주차장 대신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기습적으로 건물을 나섰다.
경영권 분쟁 중에 신동빈 회장의 오른팔 역할로 주목받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이 먼저 차를 타고 나갔고 약 8분 후 신동빈 회장이 탄 차가 출발했다.
신동빈 회장은 일주일 정도 일본에 머물다 한국으로 갈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다가올 검찰 수사에 대비하는 동시에 그룹 관계자들을 만나며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격 봉쇄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 신동빈 회장과 쓰쿠바 사장 등 롯데홀딩스의 현직 이사를 해임하고 자신을 이사로 선임해달라는 안을 제안했으나 모두 부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