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비자금 수사… 총수 비자금 놓고 검찰 ‘창’ vs 김앤장 ‘방패’

롯데家 비자금 수사… 총수 비자금 놓고 검찰 ‘창’ vs 김앤장 ‘방패’

입력 2016-07-03 15:02
업데이트 2016-07-0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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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하던 시점에 해외에 체류 중이던 신동주·동빈 형제가 사흘 간격으로 잇따라 귀국하면서 한동안 소강 상태이던 ‘롯데 비자금’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동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일민 전무 등 롯데그룹 정책본부 핵심 임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통해 본격적인 총수 일가 수사에 대비한 자료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롯데도 화려한 ‘전관파워’를 자랑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거물급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매머드급 변호인단을 꾸려 검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어 총수 일가의 사법처리를 둘러싼 ‘창과 방패’의 힘겨루기가 본격 전개될 전망이다.

롯데그룹 경영권 탈환에 여념이 없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최근 명망 있는 법조계와 학계, 금융계 인사를 잇따라 영입하면서 향후 전개될 검찰 수사와 법정 공방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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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표정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굳은 표정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5일 오전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일본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 소재 롯데홀딩스 본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동빈 회장의 3일 귀국은 지난달 7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총회에 참가하기 위해 출국한 지 약 4주만이다.

신 회장이 해외에 체류 중인 동안 롯데그룹은 이미 김앤장을 중심으로 한 매머드급 변호인단을 구성해 검찰 수사에 따른 방어 태세를 구축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인사청문회 하루 만에 낙마한 천성관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차동민 전 서울고검장 등 거물급 전관 출신 변호사들이 롯데 변호인단을 이끌고 있다.

서울지검 특수 2·3과장과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을 지낸 기업형사사건 전문가인 차 변호사는 지난해 롯데그룹 ‘형제의 난’ 때부터 롯데 관련 업무를 전반적으로 총괄해왔다.

이들은 롯데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둘러싸고 검찰과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롯데 총수 일가가 중국·베트남 등지에서 주요 계열사를 동원해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많은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계열사 간 자산거래 과정에서의 배임 및 횡령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경우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를 수입할 때 일본 롯데물산을 거래 중간에 끼워넣어 대금 일부가 불필요하게 일본 롯데물산 측에 흘러가도록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이런 의혹들이 복잡한 기업 경영에 대한 이해 부족과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일본 롯데물산이 개입된 롯데케미칼 거래건에 대해서도 롯데그룹은 외환위기 당시 한국기업들의 신용도가 낮았기 때문에 일본 롯데물산의 신용도를 활용해 한층 싼 이자를 물고 어음 무역거래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해석하기에 따라 상반되는 결론에 이를 수 있는 사안을 놓고 검찰의 ‘창’과 변호인단의 ‘방패’간 치열한 법리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만약 신동빈 회장이 검찰의 수사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영권을 굳건히 지킨다면 롯데그룹은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오랜 ‘철권통치’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2세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신 회장이 사법처리되면서 경영권이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넘어가더라도 롯데그룹은 2세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해 1년이나 이어지고 있는 롯데가 오너 형제의 볼썽사나운 경영권 분쟁이 결국 롯데가 삼부자의 공멸을 가져오게 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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