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올 상반기 등기임원 ‘보수왕’ 등극
올 들어 구조조정이나 검찰수사로 몸살을 앓은 대기업 오너 경영인들이 고액 보수 상위권에 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18일 재벌닷컴이 지난 16일까지 금융당국에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천408개사(상장사 1천806개사, 비상장사 602개사)의 등기임원 보수 현황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5억원 이상 보수 수령자는 총 237명으로 지난해(229명)보다 8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는 경영난으로 해당 기업이 구조조정 중이거나 각종 비위 혐의로 검찰수사 대상에 오른 대기업 오너 경영인이 여럿 포함돼 있다.
우선 주력 계열인 현대상선의 경영난으로 위기를 겪었던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증권 등 다른 계열사에서 상반기 보수로만 23억3천900만원을 받았다. 현대그룹은 결국 자구책의 일환으로 지난 4월 현대증권을 KB금융지주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은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유수홀딩스에서 5억6천100만원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권 분쟁과 검찰수사에 휩싸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8억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8억7천500만원),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13억4천600만원) 등 롯데 오너 일가족도 거액의 보수를 챙겼다.
또 재판을 받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14억8천800만원)도 고액 보수 대열에 들었다
한편 올 상반기에 최고 보수를 받은 경영인은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으로, 총 141억6천6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집계됐다.
성 회장은 올해 3월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서 퇴직금으로 138억4천400만원을 받아 총 보수액이 커졌다.
올해 GS리테일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허승조 전 부회장이 퇴직금 51억5천900만원을 포함해 총 64억7천900만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3위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으로, 계열사에서 52억1천900만원을 받았다. 허 회장은 퇴직금을 제외한 순보수액으로만 보면 올 상반기 최고 보수 경영인이었다.
김원배 전 동아에스티 부회장은 퇴직금 46억9천700만원 등 모두 49억1천500만원을 받아 4위에 올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등 2개사에서 42억원을 받아 5위를 차지했다.
한진해운 경영난을 겪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 한진칼, 한진 등 3개사에서 총 41억1천800만원을 받아 6위에 이름을 올렸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LG에서 38억5천700만원을 받아 7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김상철 전 펩트론 부사장은 스톡옵션 행사이익 34억원을 합쳐 상반기에만 34억6천700만원을 받았다.
이어 이승휘 세아베스틸 부회장은 퇴직금 29억원 등 32억4천300만원, 이상철 LG유플러스 고문은 퇴직금 17억7천400만원을 포함한 30억8천만원을 받아 각각 9위와 10위에 올랐다.
현직 전문 경영인 중에선 급여와 상여금 등 29억원을 수령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한편 금융계에선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이 스톡옵션 행사이익 23억8천300만원을 포함해 26억3천600만원을 받아 ‘보수왕’에 등극했다.
올 상반기에 KB금융지주로 넘어간 현대증권의 윤경은 사장은 23억5천100만원으로 2위에 올랐고, 증권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인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19억9천500만원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