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선수금보증, 농협 빼고 분담 추진

현대重 선수금보증, 농협 빼고 분담 추진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16-08-25 22:42
업데이트 2016-08-25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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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銀, 수주취소 위기감에 제안…농협 “주채권銀 책임져야” 공방도

현대중공업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놓고 채권단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농협은행을 뺀 나머지 은행들이 ‘분담’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발주처에 내주지 못할 때를 대비해 금융회사가 수수료를 받고 선수금을 대신 물어 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을 말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은 최근 현대중공업 대출금을 가장 많이 거둬들인 순서대로 RG를 발급하자는 동의서를 채권은행에 보냈지만 농협 측 반대로 무산됐다. RG 발급이 지연되면 선박 수주계약을 따내도 계약이 취소될 수 있다. 그러자 하나은행은 금융 당국과 협의 아래 대규모 적자가 난 농협만 올해 빼주고 나머지 7개은행이 분담해 RG를 발급하는 2차 방안을 지난 19일 내놨다.

하나은행은 다른 은행의 반발을 막기 위해 농협으로부터 “내년 1월 1일부터 반드시 동참하겠다”는 각서를 받을 계획이다. 이 각서를 토대로 7개 은행의 조건부 동의서를 받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수출입은행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융권이 해결해야 할 현대중공업 관련 RG 금액이 총 5800억원인데 7개 은행별로 나눠 보면 수은이 3300억원, 하나·우리·신한 등이 각 500억원, 기업·국민이 각 2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간 공방전도 가열되고 있다. 농협 측은 “조선업 지원으로 이미 대규모 손실이 나 추가 부담을 떠안을 여력이 없다”면서 “현대중공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갔다면 모를까 엄연히 정상 기업인데 채권은행들더러 부담을 나눠 지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측은 “수출 중심 국가에서 어렵게 딴 (선박) 계약을 취소하게 할 수 없지 않으냐”면서 “주채권은행으로서 우리는 지난 6월 현대중공업의 다른 RG 발급 요청 때도 받아 줬다”고 맞섰다. 다른 채권은행들은 “모두가 동참하든가 아니면 주채권은행이 책임져야 한다”는 태도다. ‘농협만 열외’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6-08-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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