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7 파장… 시험대 오른 삼성
개발단계서 바로잡지 못한 결함, 출시 후엔 비용 1000배 더 늘어결함 원인 모르는 게 더 큰 문제… 전문가 “영구미제 가능성” 관측
19년 만에 R&D 비용 첫 축소
책임 가려 연말 인사 태풍 예고
한국서도 자취 감춘 노트7
11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판매와 교환을 모두 중단한 가운데 경기 파주의 한 휴대전화 매장 입구에 ‘갤럭시 노트7 판매 중단’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미국서도 자취 감춘 노트7
11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판매와 교환을 모두 중단한 가운데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휴대전화 판매점에도 노트7의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로스앤젤레스 연합뉴스
로스앤젤레스 연합뉴스
2차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갤럭시노트7의 결함 원인이 규명되지 못한 채 영구미제로 남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왔다. 박철완 전 전자부품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갤럭시노트7에 삼성전자가 보유한 가장 첨단의 기술이 대부분 들어가 있었다”면서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결함 원인 규명을 생략한다면, 다음 모델에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박 전 센터장은 “원인불명 충격이 배터리에 가해져 (배터리가) 훼손된 상태에서 기기 전체가 과열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배터리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심도 깊은 원인 분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2차전지 관련 기업 근무 경험이 있는 또 다른 전문가는 “배터리 폭발은 워낙 다양한 변수가 있어 원인 파악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배터리 폭발 원인을 시간을 들여 규명하는 대신 사태를 조기 종결 짓고 판매를 빨리 재개하려는 결정을 내린 듯하지만, 이제라도 진짜 결함의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트7 결함 원인 파악과 함께 이번 노트7 리콜 사태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의 추락을 막는 게 삼성전자의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노트7에 대한 신뢰도 실추가 자칫 삼성전자의 모든 휴대전화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확산으로 전개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삼성전자 연구·개발(R&D) 비용을 전년 대비 줄인 조치나 연구·개발 인력을 재배치했던 것들이 이번 사태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책임소재 규명이 끝난 뒤 올 연말 그룹 인사 때 인사태풍 가능성도 예상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6-10-12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