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사기대출 사건 2년 만에 온코퍼레이션 부실보증 사태 터져
中企 수출금융지원 축소 불보듯은행권 리스크 관리 소홀도 문제
더 큰 문제는 이 때문에 은행권의 중소기업 수출금융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실제 수출금융 실적은 모뉴엘 사태 이후 반 토막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4년 9월 말 수출신용보증과 단기수출보험 인수 실적은 6조 2000억원이었으나 올해 9월 말 3조원대로 2년 만에 51.6%가 줄었습니다. 보증서 발급 건수도 1447건에서 398건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2013년 5월 무보와 은행이 수출기업 금융지원 확대를 위해 협약을 맺은 은행권 특별출연금 역시 ‘0원’으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입니다.
은행들은 잇따라 문제가 발생하자 ”더이상 무보를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보가 없는 수출기업들에 무보의 보증서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데 보증서 신뢰도에 금이 갔으니 이젠 담보나 신용평점 등만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물론 1차적인 책임은 무보의 부실 보증에 있지만, 은행들도 부실 대출 논란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확실한 보증이 있다 해도 은행은 돈을 빌려준 기업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링하며 관리해야 합니다. 사전에 대출을 회수한 은행들은 온코퍼레이션의 매출 대부분이 외상거래이고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는 등 모뉴엘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고 얘기합니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책임 공방을 되풀이할 게 아니라 무보도, 은행도 수출금융 시스템에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6-10-12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