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리는 저금리> 금융시장 ‘시계제로’…자본유출 우려 커져

<막내리는 저금리> 금융시장 ‘시계제로’…자본유출 우려 커져

입력 2016-11-20 10:17
업데이트 2016-11-2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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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에 미국 금리인상 전망…불확실성 장기화 가능성

‘트럼프 리스크’를 계기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살얼음판을 걷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지난 9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열흘이 넘었지만,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예상하지 못한 트럼프의 당선에 국내 외환 및 채권 시장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83.2원에 거래를 마쳐 지난 6월 8일(1,183.6원)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대선 투표를 앞두고 있던 지난 8일 종가 1,135.0과 비교하면 48.2원이나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에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11월 들어 14거래일 동안 하루 중 최고가와 최저가 차이를 나타내는 ‘일중 변동폭’이 평균 9.0원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7∼9월) 평균 7.2원이나 10월 7.0원과 비교해 변동성이 한층 커진 셈이다.

증권시장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트럼프가 당선된 날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맥없이 추락했고 18일에도 5.97포인트(0.30%) 내린 1,974.58에 마감했다.

같은 날 채권 시장에서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고치인 1.736%에 마감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국내 금융시장의 충격은 기본적으로 미국 트럼프의 당선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미국 경제정책의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전망이 금융시장의 위기감을 키웠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17일(현지시간) “금리 인상이 비교적 이른 시점에 적절해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12월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펴면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그동안 예견돼왔지만, 미국 대선 결과와 맞물려 폭발력이 한층 커진 분위기다.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자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8∼17일 코스피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1조963억이나 된다.

문제는 이런 혼란이 얼마나 지속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하기 때문에 차기 미국 행정부의 구체적인 경제정책과 보호무역주의 윤곽이 나타나려면 수개월 동안 기다려야 한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 우리나라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원화 약세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연준의 금리 인상도 국내 금융시장에 장기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내년에 적정한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2회로 보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문제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 6월 영국 국민의 브렉시트 결정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충격은 단시일 내 가라앉았지만,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금융시장 불안을 다시 초래할 수 있다.

한국 경제는 대외 개방도가 높으므로 신흥국 중에서 대외 충격에 민감하다.

한국금융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의 금리나 환율의 위험성이 부각할 수 있다며 2018년부터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본이 본격적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대내적으로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국 혼란이 외국인 투자에 먹구름을 더할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다음 달 미국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고 대내적으로도 정치 불안정과 대기업의 신뢰도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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