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조 굴리는 ‘큰손’ 우본 내년 증권시장 ‘큰물’ 간다

110조 굴리는 ‘큰손’ 우본 내년 증권시장 ‘큰물’ 간다

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입력 2016-12-07 22:36
업데이트 2016-12-0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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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국민연금 다음으로 커…2년동안 ‘세금족쇄’ 풀려

‘내년 증시에 우정사업본부, 산타클로스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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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110조원을 운영하는 우정사업본부가 숨은 ‘큰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증시를 포함한 금융 투자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그동안 투자를 가로막았던 ‘세금 족쇄’에서 풀려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2016 세법개정안’에서 내년 4월부터 2018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우본의 ‘차익거래’(주가지수선물시장에서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의 차이를 이용한 수익거래)에 부과하는 증권거래세(거래대금의 0.3%)를 면제하기로 했다. 정부로서는 증시에 유입될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고 우본으로서는 새로운 투자처를 선물받은 셈이다.

2012년 우본의 차익거래 규모는 40조 332억원이었지만 증권거래세가 부과된 2014년에는 차익거래 규모가 230억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통상 거래대금의 0.1% 이익을 보는 차익거래에서 거래대금의 0.3% 과세는 오히려 손실을 낳을 수밖에 없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서 우본이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

시장은 우본이 활력소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김중흥 금융투자협회 파생상품지원부장은 7일 “우본의 차익거래 투자금이 증시에 유입되면 선물·현물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차익거래 청산 물량이 늘면서 선물·옵션 만기일에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주식시장도 활력을 띨 것”이라고 했다.

사실 우본은 공공 부문에서 국민연금(512조원) 다음으로 큰 자산 규모를 자랑한다. 올해 운용자산은 예금 62조 5000억원, 보험 45조 9000억원 등 약 110조원이다.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는 이미 큰손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 오스트리아, 폴란드, 호주 등 5개국에 1조원 가까이 투자해 10곳의 건물을 공동 소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5곳은 올해 투자됐다. 대표적인 게 미국 뉴욕 맨해튼의 ‘아마존’ 입주 빌딩이다. 우본은 미국 대형 부동산 신탁회사로부터 아마존 빌딩 지분 49%를 3000억원에 인수했다. 이 밖에 미국 최대 통신업체인 ‘AT&T’의 애틀랜타 빌딩, 오스트리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IZD타워’ 등에도 지분을 갖고 있다. 우본 관계자는 “올해 해외 부동산 투자 수익이 714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본다”며 “안정적 자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최근 해외 쪽으로 활발하게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본은 또 미국 대선 이후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리 상승과 연동해 수익을 낼 수 있는 해외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CLO란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대출을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의 일종이다. 채권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어 인기다. 우본은 최근 우선협상 위탁운용사 3곳을 선정해 1000억~2000억원 수준의 위탁자금을 맡길 계획이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6-12-0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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