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시대에 상품권 매출 급증…도대체 누구한테 갔을까

청탁금지법 시대에 상품권 매출 급증…도대체 누구한테 갔을까

입력 2017-01-30 10:53
업데이트 2017-01-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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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탓에 흔적 안 드러나는 상품권 선호도 높아진 듯”

경기 불황과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등의 영향으로 주요 백화점 설 선물세트 매출이 20년 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하고 있지만 상품권 매출은 호조를 보여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상품권 매출은 전년 동기(설 전 일수 기준)보다 13.3%나 신장했다.

이는 지난해 설 기간 상품권 매출 신장률(7.5%)보다도 높은 것이다. 특히 모바일 상품권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8.9%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품권 매출 신장률은 올해 설이 청탁금지법 발효 후 처음 맞는 명절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특이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12월 5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설 선물세트 매출(사전예약 판매 포함)은 청탁금지법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감소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설 선물세트 매출은 청탁금지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전체 명절상품 매출에서 상품권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긴 했지만 올해도 이처럼 신장률이 높은 것은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내부 방침에 따라 정확한 수치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힌 신세계백화점의 설 상품권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신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대백화점은 이보다는 약간 낮은 한 자릿수 신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와 신세계 상품권의 경우 백화점뿐 아니라 계열 대형마트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은 반면 현대백화점은 마트를 갖고 있지 않아 상품권의 인기가 롯데나 신세계보다는 약간 떨어지는 편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판매가 부진한 설 선물세트와 달리 상품권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했다”며 “고객들이 갈수록 선물세트보다는 상품권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의 12일부터 26일까지 설 선물 매출은 3.8% 줄었다. 축산(-3.1%), 농산(-3.1%), 수산(-7.4%) 등 5만 원 이상의 선물세트 대부분이 부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발송인과 수령인이 드러나는 선물세트보다는 누가 받아썼는지 추적이 어려운 상품권을 기업 고객 등이 더 선호하게 되면서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권의 경우 사용하는 사람이 현금영수증을 끊지 않는 이상 누가 받아 썼는지 추적이 사실상 어렵다”며 “그런 이유 때문에 설 선물세트 매출은 줄었지만 상품권 매출은 더 늘어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26일부터 설 하루 전인 이달 27일까지 설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설 D-1 기준)보다 10.1% 감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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