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치솟는데…’ 끊기 힘든 마약같은 ‘마통’의 유혹

‘금리는 치솟는데…’ 끊기 힘든 마약같은 ‘마통’의 유혹

입력 2017-03-15 09:55
업데이트 2017-03-1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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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통장 5개월 만에 0.33%포인트 올라

경기도 의왕시에 거주하는 김모(여·46)씨. 2015년 9월 커피 프랜차이즈를 오픈하면서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3천만원 한도로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했다. 주택담보대출처럼 대출취급 절차가 복잡하지 않고, 금리도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보다 현저하게 낮아 쓰기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편리성 때문에 ‘마통’에 대한 의존도도 점점 커졌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작년 말 남편 보너스로 마통 잔액을 상당 부분 정리했지만 최근 다시 운영비가 부족해지면서 마통에 손을 댔다. 김 씨는 이번을 끝으로 마통을 끊겠다고 다짐하면서 500만원을 또 빌렸다.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으로 촉발된 시장금리의 상승으로 국내 은행권의 대출금리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마이너스통장 이용액이 급증하고 있다.

대부분이 신용대출로 이뤄져 일반 주택담보대출이나 예금담보대출에 견줘 금리가 높지만, 급전을 쉽게 빌릴 수 있는 데다가 또 여윳돈이 생기면 쉽게 갚을 수 있어서 금리 상승기에도 대출액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 ·농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2월 말 39조5천386억원으로, 1월말(39조326억원) 보다 5천60억원 늘었다.

통상 연초가 대출 비수기인 점에 비춰 증가 폭이 큰 편이다.

작년 2월에는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전월 대비 1천23억원이 줄어든 바 있다.

3월 들어서도 마이너스 대출은 늘어나는 추세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 대출 잔액은 13일 현재 39조7천259억원으로 2월말보다 1천873억원 올랐다.

급전이 필요해 마이너스 대출로 손이 자꾸 가지만 문제는 상승하는 대출금리다.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대출금리는 작년 8월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 대출 평균금리는 작년 8월 연 3.67%였으나 1월 평균금리는 4.00%까지 치솟았다. 5달 만에 0.33%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이달 들어서도 시장금리 상승으로 마이너스 대출금리는 오름세다.

KEB하나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표상품인 행프론 한도대출의 금리는 2월 말 3.89~5.08%에서 14일 3.91~5.11%로 0.02~0.03%포인트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의 KB스마트직장인대출도 같은 기간 0.04%포인트, 신한은행의 마이너스 대출 상품도 0.03%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에 다니는 직장인 이모 과장은 “이전보다 금리가 더 올랐지만 최근 마이너스통장 계약을 1년 더 연장했다”며 “돈 쓸 일이 많아 월급만으로 해결 안 될 때가 있어 앞으로도 계속 이용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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