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형제간 지분 싸움 시작되나…신동주, 신격호 주식 압류

롯데 형제간 지분 싸움 시작되나…신동주, 신격호 주식 압류

입력 2017-03-15 11:13
업데이트 2017-03-1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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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그룹 위기에 비상식적…신동주 제과 2대 주주 되더라도 우호지분 신동빈 우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최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주식 지분에 대해 압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영권 분쟁 중인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 회장 사이에 본격적으로 한국 계열사 지분 확보 경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최근 증권사 등 금융업체들로부터 신동주 전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롯데제과 지분(6.8%)과 롯데칠성 지분(1.3%)을 압류할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 지분의 가치는 총 2천100억원에 이른다.

신 총괄회장은 앞서 지난달 말 신동주 전 부회장과 자신의 재산을 신동주 전 부회장이 강제집행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1월 말 “지난해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부과된 2천126억 원의 증여세를 전액 납부했다”며 “세금은 일시에 납부하되, 필요한 자금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단 충당하고, 추후 신격호 총괄회장은 시간을 갖고 보유한 자산 등의 처분을 통해 이를 변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쉽게 말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내야 할 증여세를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이 빌려줬다는 뜻이다.

이번 압류는 이 채무 관계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 총괄회장이 맏아들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한 달여 전 2천억 원 이상의 돈을 빌렸는데, 이 빌린 돈을 받는다는 명목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의 계열사 지분을 확보한 것이다.

이런 움직임에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부동산·동산 등 재산 능력이 충분한 신 총괄회장이 연분납 형태, 1.8%의 유리한 세율로 나눠내도 되는 세금을 굳이 자신의 돈을 빌려주며 일시에 완납하게 한 것도 이상한데 이 채무 계약이 이뤄진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지분 압류에 나서니 더욱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은 지난 1심과 2심에서 모두 정신적 문제가 인정돼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 대상이라는 판결까지 받았다”며 “조만간 최종심을 통해 신 총괄회장에 대한 ‘한정후견인’ 지정이 확정되기 전에 총괄회장의 지분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더구나 현재 롯데 임직원들 모두 사드 보복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정신적 문제가 있는 아버지를 상대로 지분을 챙기는데 몰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덧붙였다.

더구나 롯데는 이번 압류로 지분 변동이 있더라도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롯데칠성의 신 총괄회장 지분은 미미하고, 제과의 경우 신동주 전 부회장이 자신의 지분(3.96%)에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지분(6.83%)을 더해 10.79%의 지분율로 롯데알미늄(15.29%)에 이어 2대 주주가 되더라도, 롯데알미늄 등이 신동빈 회장(8.78%)의 우호 지분인만큼 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롯데제과는 올해로 50년을 맞는 롯데그룹의 ‘뿌리’이자 향후 지주회사 개편 과정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계열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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