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1.8㎓ KT 인접대역’ 주파수경매에 나올듯

논란의 ‘1.8㎓ KT 인접대역’ 주파수경매에 나올듯

입력 2013-06-09 00:00
업데이트 2013-06-0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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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은 ‘동시오름 입찰’ 유력…12일께 방안 공개

올해 8월로 다가온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이동통신 3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논란의 핵심인 ‘1.8㎓ KT 인접대역’이 경매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가격 경쟁 방식은 ‘동시오름 입찰’이 유력하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가격경쟁에 따른 입찰을 거쳐 KT의 기존 1.8㎓ LTE 대역과 맞닿은 주파수 블록의 이용권자를 결정하되 특정 사업자를 인위적으로 배제하지 않는 쪽으로 주파수 경매의 방향을 잡았다.

만약 KT가 경매에서 다른 사업자보다 돈을 더 내고 이 대역을 할당받는 데 성공한다면 다른 이통사보다 더 쉽고 빠르게 LTE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해 데이터 속도를 기존보다 2배 높일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가 경매를 통해 이 대역을 차지할 경우 상대적으로 다른 업체들의 경쟁력이 악화해 공정경쟁을 해칠 수 있으므로, KT가 이를 가져가지 못하도록 이 대역을 경매에 내놓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미래부는 사용 가능한 공공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국민의 편익을 높인다는 원칙에 따라 1.8㎓ KT 인접대역을 경매에 내놓되, 공정경쟁 상황을 고려해 몇가지 조건을 내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부는 주파수 경매 확정안을 오는 12일께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는 그동안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월 제시한 3가지 경매 방안 중 이른바 제1안과 제3안을 절충하는 방안을 고심해왔다.

하지만 1.8㎓ 인접대역을 경매에 내놓는 것은 제3안에 가까운 안으로 방향을 잡았음을 뜻한다. 제3안은 KT에 인접한 1.8㎓ 대역 15㎒폭과 KT에 인접하지 않은 1.8㎓ 대역 35㎒폭, 2.6㎓ 대역 40㎒폭 2블록 등 총 4블록을 경매하는 방안이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 대역에 인접하지 않은 1.8㎓ 대역 35㎒폭과 40㎒폭짜리 2.6㎓ 대역 2블록을 합친 총 3개 블록을 경매에 내놓되, 1.8㎓ 대역에서 LTE를 제공 중인 SK텔레콤·KT의 1.8㎓ 대역 경매 참여를 제한하는 1안을 선호해왔다.

1.8㎓ 인접대역이 경매에 나온다고 해서 반드시 KT가 이 대역을 가져간다는 보장은 없으며, 경쟁입찰을 통해 이용권이 결정된다. 즉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각사 전략에 따라 이 대역에 입찰할 수 있고 입찰 사업자 중 가장 많은 돈을 내는 쪽이 이 대역을 가져가게 된다.

입찰 방식은 당초 방통위가 제시한 ‘밀봉입찰’이 아니라 ‘동시오름입찰’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밀봉입찰은 입찰 참여자가 원하는 주파수 대역에 대해 단 한 차례 입찰가를 적어내게 하고, 최고가를 제시한 사업자에 주파수를 할당하는 방식이다. 이통사들은 이 방식에 대해 “불확실성과 위험성이 커서 부담이 된다”고 지적해 왔다.

동시오름입찰은 여러 주파수를 동시에 놓고 마지막 최고 입찰가가 낙찰될 때까지 입찰과정을 거듭하는 방식으로 2011년 첫 주파수 경매 때 채택된 바 있다.

이 입찰 방식은 정부가 국가 재산인 주파수의 이용권을 파는 것이므로 가격을 올리는 쪽이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는데다 불필요하게 인위적인 규칙을 만들 필요가 없어 경매의 원칙에 가장 충실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사업자들은 이 방식이 상대편을 물리치고 주파수를 낙찰받을 때까지 가격을 올리는 ‘치킨게임’을 조장해 결국 투자 여력을 줄인다고 비판해 왔다.

제3안을 동시오름입찰로 경매하면 3개 사업자가 총 4개 블록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 매물로 나온 대역이 남김 없이 팔리면 2개 블록 이상의 주파수를 확보하는 사업자가 반드시 나오게 된다.

예를 들어 1.8㎓ KT 인접대역은 15㎒폭으로 양이 적기 때문에 KT가 이 대역을 확보할 경우 추가로 다른 대역을 가져갈 수 있다.

이에 따라 미래부는 1개 사업자가 낙찰받을 수 있는 주파수의 총량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주파수 총량을 몇 ㎒폭으로 할지, 복수의 주파수 대역을 가져가는 사업자가 기존 보유 대역을 반납토록 할지 등 조건을 내세우는 것이다.

현재 이통사별로 사용중인 2∼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주파수 총량은 SK텔레콤 110㎒, KT 60㎒, LG유플러스 60㎒이며, 이 중 4세대 LTE 주파수는 SK텔레콤 40㎒, KT 20㎒, LG유플러스 40㎒다.

미래부는 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반발을 의식해 KT가 1.8㎓ 인접대역을 낙찰받을 경우 경쟁사에 비해 지나치게 유리한 LTE 서비스 환경을 확보함으로써 이동통신의 경쟁 체계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는 주파수 경매 방안을 확정해 이번 주 초에 장관에 보고하고, 국회 협의와 자문위원회 검토를 거쳐 이달 말까지 주파수 할당경매 공고를 낼 계획이다. 방안 공개는 12일께 있을 국회 협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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