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형태 스마트폰은 이제 식상해요…10년이면 바뀔 때 됐죠”

“바 형태 스마트폰은 이제 식상해요…10년이면 바뀔 때 됐죠”

한재희 기자
입력 2020-10-11 19:23
수정 2020-10-11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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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윙’ 개발자들을 만나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의 한재영 기구개발실 책임, 김대호 상품기획담당 선임, 강경희 카메라개발실 책임이 지난 8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 도중 자신들이 개발한 LG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윙’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의 한재영 기구개발실 책임, 김대호 상품기획담당 선임, 강경희 카메라개발실 책임이 지난 8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 도중 자신들이 개발한 LG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윙’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윙’을 만드는 과정도 그러했다. 6.8인치의 메인 디스플레이와 3.9인치의 보조 화면을 활용해 ‘ㅜ’, ‘ㅏ’, ㅗ’ 형태로 스크린을 돌려 이용하는 스마트폰 폼팩터(기기 형태)는 업계에서 윙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지난 8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한재영(44) 기구개발실 책임과 김대호(40) 상품기획담당 선임, 강경희(38) 카메라개발실 책임을 만나 윙을 개발하면서 느껴야만 했던 ‘창작의 고통’에 대해 들어봤다.

‘왜 이러한 폼팩터를 개발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김 선임은 “일반적인 바 형태의 스마트폰이 나온 지 10년 이상 되지 않았느냐”면서 “보통 2~3년에 한 번씩 스마트폰을 바꾼다. 이제 소비자들도 네다섯 번째 스마트폰을 쓰다 보니 지루함을 느끼고 변화를 원하는 수요가 있다는 것이 고객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났다”고 답했다. 그는 “일반적인 스마트폰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웠던 사용 환경을 모아 새로운 폼팩터를 내놓게 됐다”고 덧붙였다.

윙의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5월쯤부터 개발에 착수했는데 고려할 것이 많아 디자인을 확정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한다. 다른 스마트폰은 콘셉트 디자인을 보통 3개월 만에 내놓곤 하는데 윙은 이 작업에만 추가적으로 3~4개월이 더 걸렸다. 강 책임은 개발 과정을 돌이켜보며 “머리가 쥐어뜯겨 나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고 표현했으며, 한 책임은 “참조할 게 없어서 아예 처음부터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털어놨고, 김 선임은 “사내에서도 (새로운 폼팩터에 대한) 호불호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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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가 두 개임에도 무게를 260g, 두께를 10.9㎜까지 줄인 과정에 대해 한 책임은 “처음에 기획을 했을 때는 무게가 300g을 넘고, 두께도 13㎜ 이상이었는데 그것을 어떻게 줄일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면서 “원래는 기기가 좀더 복잡했는데 불필요한 것을 계속 덜어내고 보강하면서 최적화 설계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얇고 가벼운 LG 노트북인 그램 개발팀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벤치마킹도 했다. 20만회 회전 테스트를 진행했고, 낙하 테스트를 통해 디스플레이가 얇지만 높은 강도를 지녔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힘이 가해지는 부분은 보강해서 튼튼하게 만드는 한편 나머지 부분은 가볍게 하는 방식으로 개발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에 ‘짐벌 모드’ 카메라 기능이 적용된 것도 윙이 업계 최초다. 짐벌은 역동적인 영상을 찍을 때 매끄럽게 화면이 나오도록 도와주는 기기인데 이것을 디지털 방식으로 구현한 것이다. 때문에 윙에는 6개의 다양한 센서가 장착돼 있다. 강 책임은 “이렇게 많은 종류의 센서를 묶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여러 명 모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듯 센서도 마찬가지인데 이를 조화롭게 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윙의 가장 큰 적은 선입견이다. 소비자들 중에는 새로운 폼팩터에 대해 기대감을 갖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써 보기도 전에 모양새만 보고 ‘크게 필요가 없어 보인다’며 혹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책임은 “걱정 반 기대 반”이라면서도 “일단 써 보면 분명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윙이라고 하는 새로운 시도가 LG 스마트폰의 새 장르로 자리잡을지 아니면 무모한 도전으로 기억될지는 이제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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