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막고 세금 걷는다”…2021년 블록체인 주요 이슈 네 가지

“먹튀 막고 세금 걷는다”…2021년 블록체인 주요 이슈 네 가지

한재희 기자
입력 2020-12-06 18:30
업데이트 2020-12-0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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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C 2020’로 본 내년 블록체인 이슈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지난달 3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블록체인 콘퍼런스 ‘UDC 2020’ 개막일에 등장해 우리 사회가 내년에 주목해야 할 블록체인 주요 이슈에 대해 화두를 던지고 있다. 두나무 제공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지난달 3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블록체인 콘퍼런스 ‘UDC 2020’ 개막일에 등장해 우리 사회가 내년에 주목해야 할 블록체인 주요 이슈에 대해 화두를 던지고 있다.
두나무 제공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주최로 2018년 시작해 이제는 국내를 대표하는 블록체인 콘퍼런스로 거듭난 ‘UDC 2020’이 지난 4일 닷새간의 일정을 마쳤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올해 행사는 ‘블록체인, 미래의 답을 찾다’를 주제로 13명의 연사가 나와 비전을 공유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활동이 줄어도 온라인에서의 기술 발전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블록체인 기술이 ‘미지의 혁명’으로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UDC 연사들이 강조했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2021년에 주목해야 할 블록체인 주요 이슈를 정리해 봤다.

암호화폐 거래는 실명으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내년 3월 시행되면 지금까지 이렇다 할 규정이 없었던 가상자산(암호화폐)이 사실상 제도권 내로 편입된다. 가상화폐거래소 계좌를 은행 실명계좌와 연동해야 하고, 거래소에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부여한 것이 핵심이다. 현재 은행과 실명입출금계정 계약을 맺고 실명 거래 시스템을 제공하는 가상화폐거래소는 국내에서 네 곳뿐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실명 거래 시스템이 없는 중소 거래소가 존폐 위기에 처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종수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그동안 제도권 밖에서 투자자 자금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먹튀’ 피해도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이었다”고 했다. 임지훈 두나무 전략담당 이사는 “가상자산 사업자들도 불법 재산 거래를 자체적으로 식별하려는 노력을 해 왔지만 법적 강제성이 없던 것이 현실”이라며 “가상자산 사업자의 역할이 명확해진 만큼 산업을 투명하게 이끌어 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홍규 언체인 대표가 지난 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블록체인 콘퍼런스 ‘UDC 2020’ 둘째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둘러싼 각국 중앙은행의 움직임과 향후 활용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두나무 제공
 이홍규 언체인 대표가 지난 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블록체인 콘퍼런스 ‘UDC 2020’ 둘째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둘러싼 각국 중앙은행의 움직임과 향후 활용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두나무 제공
가상자산에 세금 부과

그동안은 제도권 바깥에 있었다는 이유로 과세에서 비껴나갔던 가상자산 투자자들도 연간 250만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면 소득세를 내야 한다. 정부 세법 개정안은 내년 10월부터 과세를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가상자산 업체들이 이를 준비할 시간을 벌어 주기 위해 2022년 1월로 시점을 미뤘다. 가상화폐거래소 업체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자 신고를 한 뒤 거래소 프로그램 내에 과세를 위한 인프라를 미리 구축해 놔야 한다. 윤 변호사는 “20% 세율에 대해 높다는 불만이 많은데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높다고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임 이사는 “아직 구체적인 시행령이 나오지 않았는데 빨리 시행령이 나와야 구체적인 (인프라) 시스템 구축 준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디지털화폐 도입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는 지폐나 동전을 대체하기 위해 각국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를 뜻한다. CBDC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전자적 형태로 저장한다는 점에서는 비트코인 같은 민간 암호화폐와 비슷하지만 중앙은행이 보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비트코인은 실시간으로 가격이 변동하지만 CBDC는 국가가 보증하기 때문에 일반 지폐처럼 가치 변동이 거의 없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CBDC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해 왔는데 지난 10월 바하마가 세계 최초로 CBDC를 발행했고, 중국 인민은행도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홍규 언체인 대표는 “중국은 달러나 다른 화폐보다 먼저 위안화를 디지털화해 기축통화로 만들고자 하는 전략을 지녔다”면서 “지난해만 해도 CBDC 도입이 10년은 걸릴 거라고 봤는데 중국의 시범사업, 코로나19 등으로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주용 DXM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지난 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블록체인 콘퍼런스 ‘UDC 2020’ 셋째날 탈중앙화 금융(디파이)의 개념과 이것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두나무 제공
유주용 DXM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지난 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블록체인 콘퍼런스 ‘UDC 2020’ 셋째날 탈중앙화 금융(디파이)의 개념과 이것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두나무 제공
탈중앙화 금융의 부상

탈중앙화금융(디파이)은 정부나 은행, 증권사, 카드사 등 중앙기관의 통제를 받지 않는 금융 생태계를 말한다. 은행계좌나 신용카드가 없이도 인터넷 연결만 된다면 블록체인 기술로 예금이나 결제, 보험 등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중개인이 없어지기 때문에 거래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유주용 DXM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디파이가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면서 “(규제라는) 불분명한 요소들만 해소되면 해외에서처럼 다양한 디파이 서비스들이 국내에서도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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