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튜닝산업 기지개…본격 산업화 ‘시동’

자동차 튜닝산업 기지개…본격 산업화 ‘시동’

입력 2013-09-30 00:00
업데이트 2013-09-30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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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음지에 내몰려 있던 ‘자동차 튜닝’ 산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정부가 최근 일자리 창출 가능성을 보고 이 분야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데다 고급 수입차 시장을 중심으로 자동차 튜닝이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산업화의 ‘시동’을 건 것이다.

◇ 정부 앞에서 끌고, 민간협회도 설립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튜닝과 정비, 모터스포츠(자동차 경주), 중고차, 이륜차 분야 법인체 대표들과 대학의 자동차 관련학과 교수 등 200여명이 모여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KATIA)를 발족시켰다.

이 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법인으로, 협회장은 김필수 대림대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국내 자동차 산업은 세계적인 규모와 품질로 성장했지만 이를 업그레이드시키는 튜닝 산업은 아예 없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는 튜닝용 부품을 검사·인증해주는 기관이나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다. 튜닝이 ‘자동차 구조 변경’에 해당하는지를 따져 이에 해당되면 교통안전공단에서 신청을 받아 승인해준다.

튜닝을 하려는 사람은 미리 구조 변경 신청서를 내고서 교통안전공단의 승인을 받고 그 승인서를 가져다 일반 정비소에서 구조 변경을 한 뒤 다시 공단에 가서 허가된 범위 안에서 구조 변경이 이뤄졌는지 검증받아야 한다.

이렇게 절차 자체가 까다로운 데다 변경을 할 수 있는 구조·장치도 제한된 실정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발표한 ‘자동차 튜닝시장 활성화 종합대책’은 이에 따라 변경 때 승인받지 않아도 되는 구조·장치를 확대하고 모호한 튜닝의 기준을 정비해 ‘튜닝할 수 없는 대상’을 규정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꾼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정부 방침 아래 출범한 튜닝산업협회는 자동차 튜닝과 관련한 평가 및 인증 사업, 튜닝 부품 개발 지원 등 튜닝 산업의 기반을 조성하는 일을 돕는다는 구상이다.

또 튜닝 정비나 모터스포츠 전문가 양성 등 교육사업도 담당해 튜닝 산업의 밑돌을 마련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튜닝산업협회는 다음 달 중 세미나를 열고 튜닝 산업 활성화를 위한 협회 운영 방안, 앞으로 진행할 사업, 시장 확대 방안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의견 수렴을 거쳐 제도 개선 방안도 세운다.

이한기 튜닝산업협회 이사는 “우리나라는 튜닝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제도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규제, 단속 중심이었다”며 “하지만 제도뿐 아니라 소비자의 인식 변화, 문화적인 변화도 중요하므로 이를 뒷받침할 캠페인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수입차 시장서 저변 넓히는 자동차 튜닝

지난 12일 서울 역삼동에는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전문 튜닝회사인 독일 압트(ABT)사의 한국 지사 격인 압트 코리아 전시장이 문을 열었다.

압트의 국내 독점 총판권을 가진 아승오토모티브 그룹이 경기도 분당에 있던 사무실을 서울로 옮기며 국내 최초로 자동차 튜닝 전시장까지 마련한 것이다. 이 전시장에는 튜닝 부품 외에도 튜닝으로 새 단장한 자동차들이 전시돼 있다.

아승오토모티브 그룹은 압트 외에도 BMW 튜닝회사인 ‘AC-슈니처’, 메르세데스-벤츠 튜닝회사인 ‘브라부스’, 포르셰 전문 튜닝회사인 ‘테크아트’와도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있어 앞으로 이들 브랜드 출범 행사도 잇따라 가질 예정이다.

실상 이들 튜닝회사는 이미 7년 전인 2006년부터 아승오토모티브 그룹의 전신인 애니유비(AnyUB)를 통해 국내에서 사업을 벌여왔다.

서지훈 아승오토모티브 그룹 마케팅 이사는 “이들 4개 튜닝 업체를 포함해 여러 튜닝 업체의 국내 총판 역할을 해왔는데 브라부스 등의 본사에서 자기네 브랜드를 독립시켜 줄 것을 요청해 이들 4개 프리미엄 브랜드만 떼어내 아승오토모티브로 독립시켰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AC-슈니처, 브라부스, 테크아트 등도 조만간 별도의 출범 행사를 열고 역삼동 전시장에서 압트와 함께 영업을 벌이게 된다.

아승오토모티브의 독립에는 독일 본사들의 요청도 있었지만 최근 수입차를 중심으로 튜닝 시장이 커지는 것도 한몫했다.

일례로 압트가 생산한 아우디 A6 및 A7용 파워킷(엔진 출력을 높여주는 부품)은 당초 국내에선 장착이 불가능한 튜닝 부품이었다. 아우디 본사에서 A6, A7을 한국형으로 특화해 제조하면서 규격이 맞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년간 국내에서 압트 파워킷이 200개 이상 팔리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자 압트 본사가 한국형 A6, A7에 맞춘 파워킷을 별도 제작해 공급한 덕에 최근 국내에도 출시가 됐다.

이 파워킷은 개당 600만원 정도 하는 고가품이지만 장착하면 출력이 100마력이나 높아지는 등 성능을 크게 끌어올려 준다.

서지훈 이사는 “작년까지만 해도 30대 고객이 60%, 20대가 20% 등으로 젊은 층이 중심이었는데 최근 40대가 50%를 차지할 만큼 커지면서 튜닝 고객이 40∼50대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튜닝을 ‘불법 개조’ 정도로만 보는 인식이 개선되고 고객 저변도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승오토모티브 그룹은 이런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 25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튜닝 서비스 사업 매출액을 5년 뒤 93억원까지 키운다는 목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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