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8만명 넘길 듯…하우스푸어·거래실종으로 물건 넘쳐

올해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에 몰린 응찰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까지는 8만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17일 부동산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www.ggi.co.kr)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6일까지 수도권 아파트의 경매에 응찰한 사람의 수는 총 7만8천3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치인 2006년의 7만3천119명을 이미 넘어선 것이고 지난해의 5만3천268명과 견줘서는 5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연말까지 집계할 경우 8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응찰자 수는 법원경매에 입찰표가 제출된 수를 뜻한다.

월별 응찰자 수를 보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따라 밀물·썰물처럼 들고 난 응찰자의 흐름이 드러난다.

1월 5천218명으로 시작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던 응찰자 수는 4·1 대책이 발표된 4월 8천120명으로 훌쩍 뛰었다. 6월 말 취득세 감면 종료와 함께 그달 5천264명으로 줄었던 응찰자 수는 8·28 전월세 대책 뒤인 9월에 7천706명, 10월엔 9천376명으로 크게 상승했다.

10월 응찰자 수는 역대 월별 최대치다.

지지옥션은 올해 이처럼 경매법정을 찾은 사람이 많았던 이유로 부동산 거래 실종에 따른 하우스푸어가 늘면서 경매행 부동산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올해 수도권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16일까지 2만9천109건이었고, 연말까지는 3만434건에 달할 예정이어서 역대 최고였던 2005년(2만9천706건) 실적을 넘어설 전망이다.

응찰자가 많이 몰린 물건은 중소형 평형이면서 2회 이상 유찰돼 최저가가 저렴한 아파트였다.

일례로 올해 응찰자가 많이 모인 수도권 아파트 경매물건은 서울 노원 공릉동의 비선아파트(전용면적 48.6㎡)로 감정가 2억5천만원에서 3번 유찰된 뒤 실시된 경매에 61명이 몰렸다.

이 물건은 감정가의 70.8%인 1억7천699만원에 낙찰됐다.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올해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은 하우스푸어와 거래 실종이 양산한 경매물건이 법정에 넘쳐났고, 전셋값 상승 속에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매수세가 살아나 저렴한 물건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도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6억원 이하 아파트의 취득세 영구인하가 확정되면서 경매시장에 대한 관심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