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제 가이드라인’ 입수…노조 반발로 진통 예고
대형 시중은행 영업점에 근무하는 A부지점장은 연봉이 1억 2000만원 선이다. B부지점장은 1억원이다. 같은 부지점장급이라도 실적에 따라 연봉 차이가 최대 2000만원(20%) 난다. 앞으로는 이 연봉 차이가 지금의 두 배인 최대 4000만원(40%)까지 벌어질 전망이다. 성과 평가 때 최하위 점수를 받게 되면 연봉이 과장급 수준(8000만원선)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은행연합회는 외부 용역을 통해 이런 내용의 ‘은행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했다. 서울신문이 17일 단독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같은 직급이라도 최고·최저 연봉 차이가 최대 40% 난다. 지금까지는 영업점 단위의 집단 실적평가만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개인 평가도 적용되어서다. 초기에는 일단 관리자급(부지점장) 이상은 30%, 책임자급(차장·과장) 이하 일반직원은 20%로 연봉 차이를 둘 방침이다. 성과 평가가 정착되면 이 격차를 최대 40%까지 늘려야 한다는 게 초안의 내용이다. 금융 공공기관보다 더 강도가 세다. 앞서 정부가 제시한 금융 공공기관의 동일 직급 연봉 차이 가이드라인은 최대 20%다.
시중은행 성과연봉제 초안은 직무 특성에 따라 연봉 차등 폭을 유연하게 설계했다. 예컨대 실적 평가가 어려운 사무 지원은 5%, 실적이 크게 차이 날 수 있는 투자은행(IB)·자산운용 등은 50%다. 여신심사는 30%, 영업지원은 15%로 잠정 설정됐다.
은행연합회는 회원사 은행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최종안을 들고 각 시중은행은 노조와 협상을 벌이게 된다. 하지만 금융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2016-07-18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