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내렸는데 대출금리 왜 안 내리나 했더니

기준금리 내렸는데 대출금리 왜 안 내리나 했더니

신융아 기자
신융아 기자
입력 2016-08-07 14:04
업데이트 2016-08-07 14:0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가산금리 비중 최대 10배 높여 장사

 기준금리가 내렸는데도 대출금리는 왜 그만큼 떨어지지 않는 것일까.

 주요 은행들이 최근 2년간 가산금리 비중을 크게 늘려 대출금리의 하락폭을 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 포인트 넘게 낮추며 시장금리가 대폭 내려갔으나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이용해 대출금리를 조금만 내림으로써 이자마진을 최대한 남긴 것이다.

 7일 은행연합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SC제일·씨티은행 등 7개 시중 은행의 6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금리는 연 2.65~2.92%다. 이 가운데 가산금리 비중은 41.1~47.1%로 평균 44.4% 수준이다. 가산금리 비중이 대출금리의 절반을 차지한다.

 은행 대출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조달금리를 얹은 은행 기준금리에 고객들의 신용도를 토대로 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재량껏 산정하고 있으며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산정 기준과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은행들은 가산금리 비중을 지난 2년간 꾸준히 늘리며 대출금리 하락 폭을 줄였다. 2014년 6월 가산금리 비중은 4~28%로 평균 18.6% 수준이었다. 올 6월 이 비중이 평균 44.4% 수준임을 고려하면 은행들은 가산금리 비중을 지난 2년간 2.4배 정도 올린 셈이다.

 KB국민은행은 15.5%에서 44.3%로 3배 가까이 늘렸다. 2년 전 28.4%로 가산금리 비중이 7개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던 신한은행도 1.6배 증가시켰다. 특히 농협은행은 2014년 6월 가산금리 비중이 4.5%에 불과했으나 올 6월에는 46.6%로 무려 10배 이상 확대됐다. 농협은행의 평균금리는 2014년 6월 연 3.31%에서 올 6월 연 2.92%로 2년간 0.39%p 떨어지는 데 그쳤다.

 반면 고객들이 받는 예·적금 금리는 지속적으로 내려갔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9일 ‘레드몽키스마트정기예금’의 금리를 연 1.50%에서 1.20%로 내렸다. KEB하나은행도 지난 6월 한 차례 금리를 내렸던 ‘오!필승코리아 정기예금2016’의 예금금리를 이달 또 한 차례 내렸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도 같은 기간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한 차례씩 하향조정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의 이자이익도 계속 줄어들어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을 완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활용해 이익을 방어하고 있고, 금융당국은 이를 묵인해주면서 은행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