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국, 바이낸스·CEO 제소… 비트코인 휘청·국내 재진출 삐걱

美당국, 바이낸스·CEO 제소… 비트코인 휘청·국내 재진출 삐걱

민나리 기자
민나리 기자
입력 2023-03-29 00:49
업데이트 2023-03-29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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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TC “파생상품 규정 위반”

“등록안한 채 판매 6300만弗 수익”
블룸버그 “美의 가장 강력한 조치”
바이낸스 “불법·조작 없어” 반발
비트코인 하루 사이 4.3% 하락

고팍스 임원 변경 수리 안 되면
한국 시장에서의 활동에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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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미국 정부가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이 4% 이상 급락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된 모습. 전날 3700만원대를 회복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3500만원대로 떨어졌다. 뉴시스
2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미국 정부가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이 4% 이상 급락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된 모습. 전날 3700만원대를 회복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3500만원대로 떨어졌다.
뉴시스
미국 금융당국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자오창펑을 제소하면서 글로벌 은행들의 연쇄 파산으로 반사이익을 봤던 비트코인이 하락 전환했다.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고팍스를 사실상 인수하면서 한국 시장 재진출을 도모하던 바이낸스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바이낸스와 자오창펑이 파생상품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일리노이주 시카고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CFTC는 “바이낸스가 당국의 허락 없이 각종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미국 고객들에게 판매한 것은 미 연방법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원에 바이낸스의 불법 이득에 대한 추징, 민사상 벌금, 영구적인 거래·등록 금지 등을 요청했다. CFTC에 따르면 2020년 8월 바이낸스는 파생상품 거래 수수료로 6300만 달러(약 819억)를 벌었고, 이 중 16%가 미국 고객 계정에서 나온 수익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이번 제소에 대해 바이낸스를 단속하려는 미국의 가장 강력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블록체인 투자사 시니하인벤처스의 애널리스트 애덤 코크런은 “CFTC는 바이낸스에 치명타를 날리려고 하고 있다. 이번엔 바이낸스 제국이 무너질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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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측은 “바이낸스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익을 위해 시장을 조작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바이낸스는 2017년 캐나다계 중국인인 자오창펑에 의해 홍콩에서 설립됐으나 이후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하면서 현재는 본사가 조세 회피처인 케이맨제도에 소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엔 바이낸스US가 설립돼 있는데 CFTC의 이번 제소 대상은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등이다.

바이낸스 제소 소식에 암호화폐 시장도 주춤했다. 28일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4.3% 하락한 2만 6684달러(3470만원)에 거래됐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글로벌 은행들의 연쇄 파산으로 안전한 피난처로 각광받으며 2만 8000달러대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이번 사태 이후 2만 7000달러대 안팎에서 횡보하는 모양새다.

국내 금융당국도 이번 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지난달 14일 국내 거래소인 고팍스 지분을 인수한 뒤 지난 7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등기임원 변경 신고서를 제출해 수리를 기다리고 있다. 바이낸스는 2021년 9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으로 국내 서비스를 중단했으나 이번 투자를 계기로 국내 시장 재진출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내 중론인데, 이번 제소로 임원 변경 신고서가 수리되지 않을 경우 한국 시장에서의 활동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단순한 임원 변경 사안으로만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바이낸스가 어떤 회사인지를 신중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민나리 기자
2023-03-2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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