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예고 부담됐나… 농협銀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 중단

규제 예고 부담됐나… 농협銀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 중단

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입력 2023-08-20 18:17
업데이트 2023-08-2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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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까지만 판매… 새달 1일 종료
당국, 대출 급증 원인 주담대 지목
나이 제한 도입·실태점검 등 예고
하나·국민 “판매 지속 여부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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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긴축 기조 속에서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5대 은행에서만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다시 3천억원 이상 늘어 금융권 전체로 4개월 연속 증가를 눈앞에 뒀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도심 아파트. 2023.7.23 연합뉴스
통화 긴축 기조 속에서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5대 은행에서만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다시 3천억원 이상 늘어 금융권 전체로 4개월 연속 증가를 눈앞에 뒀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도심 아파트. 2023.7.23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가계대출 증가 원인으로 지목하자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관련 상품을 출시한 NH농협은행이 두 달도 안 돼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인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의 접수를 오는 31일까지만 받고 다음달 1일부터 판매를 중단한다. 출시 58일 만이다.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 관리 강화 계획을 내놓으며 압박하자 서둘러 판매를 접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 중지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판매 여부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5일 농협은행에 이어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지난달 7일, 14일 50년 주담대 상품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신한은행도 같은 달 26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주담대 만기를 최장 40년에서 50년으로 확대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50년 만기 주담대가 도대체 어떤 사람이 어떤 용도로 쓰고 있는지 추이와 규모를 점검하고 있다”며 해당 상품 판매 시 나이 제한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같은 날 “은행들이 주담대 산정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가 적정했는지 실태점검을 할 예정”이라며 경고성 발언을 내놨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잇따라 내놓은 50년 만기 주담대로 인해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늘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새 6조원 늘었는데, 이는 2021년 9월(6조 4000억원) 이후 1년 10개월 만의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또다시 ‘은행 때리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담대가 늘어난 배경에는 금융당국이 상생 금융을 앞세워 시중은행에 직접 대출금리를 낮추라고 압박한 원인도 한몫했는데 7월부터 판매된 50년 만기 주담대만 가계대출을 증가시킨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어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오르지 않을 거란 기대가 커지다 보니 사람들이 부동산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며 “만일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금리가 높아졌다면 부동산시장이 자극받았을까 싶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2023-08-2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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