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석유 생산량 안 늘린다” … 줄어드는 원유 수요에 ‘배럴당 100달러’ 안 간다?

사우디 “석유 생산량 안 늘린다” … 줄어드는 원유 수요에 ‘배럴당 100달러’ 안 간다?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4-01-31 17:49
업데이트 2024-01-3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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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람코 “하루 석유 생산량 100만 배럴 확대 계획 취소”
IEA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폭 올해의 절반 수준”
수요 둔화에 ‘중동 리스크’에도 국제유가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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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살만 / Mohammed bin Salman Al Saud / 모하메드 빈 살만
무함마드 빈 살만 / Mohammed bin Salman Al Saud / 모하메드 빈 살만 <YONHAP PHOTO-2250> 사우디, 운전 이어 스포츠관람도 여성에 허용 (리야드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모하마드 빈살만 제1왕위 계승자(왕세자)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모하마드 왕세자가 사우디를 개방적이고 온건한 이슬람 국가로 바꾸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사우디는 내년 6월까지 여성 운전을 허용하겠다는 국왕 칙령을 지난 달 발표한 데 이어 29일에는 내년부터는 여성들이 스포츠 경기장에서 운동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스포츠청은 이날 트위터에 “리야드, 제다, 담만에 있는 3개 경기장이 2018년 초부터 가족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올렸다. ymarshal@yna.co.kr/2017-10-30 11:20:51/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맏형’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석유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취소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전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행보로 해석된다. 원유 수요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한때 ‘중동 리스크’로 배럴당 100달러에 달할 것이라던 국제유가도 지지부진하다.

3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하루 석유 생산능력을 1200만 배럴에서 1300만 배럴로 늘리기로 한 계획을 백지화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사우디 에너지로부터 지속 가능한 최대 생산능력을 하루 1200만 배럴로 유지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아람코는 설명했다. 아람코는 지난 2020년 “최대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하루 1300만 배럴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수차례 보류됐다. 사우디는 지난해 산유국의 감산을 주도하며 일일 생산량을 목표치(1200만 배럴)에 크게 못 미치는 900만 배럴로 유지하고 있다.

외신들은 아람코의 이번 결정이 글로벌 원유 수요 둔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원유 수요가 이전의 예상만큼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우디 정부의 전망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으며, 비야네 쉴드롭 SEB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국제 시장에서 석유를 추가로 공급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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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에서 피랍된 화물선 갤럭시 리더 위를 비행하는 후티 반군의 군용 헬기. 연합뉴스
홍해에서 피랍된 화물선 갤럭시 리더 위를 비행하는 후티 반군의 군용 헬기. 연합뉴스


산유국의 감산을 주도하며 국제유가를 떠받쳐왔던 사우디는 최근 글로벌 원유 수요 둔화와 유가 하락에 발맞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에는 아시아시장 등 주요 시장의 원유 공식 판매 가격을 인하하기도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124만배럴 증가해 지난해 증가 폭(하루 230만배럴)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최대 원유 수요국인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둔화와 전세계적인 탈(脫)탄소 추세가 배경이라고 IEA는 짚었다. 로이터는 아람코가 석유 생산능력 확대를 중단해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 등의 투자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수요 둔화 우려 탓에 ‘중동 리스크’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뒤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으나 이후 배럴당 80달러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전쟁이 중동으로 확전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전쟁의 불똥이 전세계 물류의 동맥인 홍해로 확산된 상황에서도 유가의 흐름은 지지부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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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기름값 15주째 하락…“다음주 상승 전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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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국내 주유소 휘발유·경유 판매가격이 15주 연속 하락했다.다만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다음 주에는 국내 가격도 하락세를 멈출 가능성이 있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직전 주보다 L당 6.0원 하락한 1천564.2원이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2024.1.21
saba@yna.co.kr
(끝)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미국의 경제가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점과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는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지만, 미국 등 비(非) OPEC 국가들의 원유 생산이 늘어나고 있는 점과 감산을 이어왔던 OPEC의 단결 대오에 분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유가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기가 수년 사이에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전기차 등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충격이 없는 한 국제유가가 극적으로 상승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 “유가가 100달러에 달하던 시기는 중국 경제의 폭발적인 성장과 맞물려 있었다”면서 “이제 중국의 경제는 과거와 달라졌으며, 유가 100달러 시대는 끝났다”고 전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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