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년 만에 인텔에 ‘반도체 왕좌’ 반납하나

삼성, 2년 만에 인텔에 ‘반도체 왕좌’ 반납하나

이은주 기자
이은주 기자
입력 2019-04-28 22:30
업데이트 2019-04-29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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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이어 영업이익 1위도 내줄 듯

“1분기 매출 3조·영업익 4000억 뒤져”
메모리 불황… ‘알짜’ 타이틀 뺏길 위기
2분기 역전 기대하기도 녹록지 않아
비메모리 집중투자 새로운 전쟁 예고


삼성전자가 미국 인텔에 매출액에 이어 영업이익까지 뒤지며 2년 만에 글로벌 반도체 왕좌를 반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미국 인텔에 매출액 1위 자리를 빼앗긴 데 이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위까지 내줄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1분기 매출이 지난해와 같은 161억 달러(약 18조 7000억원)를 유지했고, 영업이익은 7% 하락한 42억 달러(약 4조 9000억원)를 기록했다고 28일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밝혔다. 인텔의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에 비해 하락했지만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하락폭이 워낙 커서 수익성 부분에서 인텔이 삼성전자를 제쳤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공시될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1분기 실적을 증권사들은 매출 최대 15조 9000억원, 영업이익 최대 4조 5000억원 규모로 전망하고 있다. 전망대로 실현되면 인텔에 비해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은 약 3조원, 영업이익은 약 4000억원 이상 밑돌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원가 경쟁력을 무기로 2017년 1분기부터 비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인 인텔의 영업이익을 제쳤고, 그 뒤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었다. 특히 2017∼2018년 반도체 슈퍼 호황에 힘입어 압도적 영업익 우위를 지켜 왔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영업익이 인텔에 밀리며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에서의 ‘알짜기업’ 타이틀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는 불황과 호황의 급격한 부침을 겪는 반면 비메모리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낮아 인텔이 삼성에 비해 시황의 영향을 덜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4~6월) 삼성전자의 실적 역전을 기대하기도 녹록지 않다. 증권가 전망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삼성전자가 2조 8000억~4조 2000억원, 인텔이 42억 달러(약 4조 8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지난 25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5세대(G) 이동통신 등으로의 산업 변동과 데이터센터 교체 주기가 겹치면서 2020년 반도체 활황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는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낙관론이 있긴 하다. 또 삼성전자가 지난 24일 총 133조원을 시스템 반도체에 투자해 인텔을 압도하겠다는 내용의 ‘반도체 비전 2030’을 밝힌 상황이어서 ‘메모리의 삼성전자 대 비메모리의 인텔’ 구도를 벗어난 새로운 반도체 전쟁이 개막할 여지도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2019-04-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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