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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안보’ 변수… 워싱턴 사무소 강화하는 한국 대기업

‘경영+안보’ 변수… 워싱턴 사무소 강화하는 한국 대기업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11-03 20:50
업데이트 2021-11-04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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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합류 등 내년 처음으로 10곳 넘을 듯
바이든, 한국기업 관심 커 인력·조직 확대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구축 등 미국이 경제 통상 정책의 기준으로 ‘국가 안보’를 내세우면서 한국 대기업들이 로비스트가 즐비한 미국 워싱턴DC에 속속 사무실을 열고 있다. 경영 효율성, 기술 경쟁 등이 전통적인 기업 현안이었다면 미국 정치, 외교·국방 정책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워싱턴DC에 사무소를 만드는 대기업 수가 내년에 처음으로 10개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 SK그룹, SK하이닉스, 포스코 등을 포함해 9개 대기업이 진출해 있다.

준비 중인 1호 대기업으로는 전무급을 포함한 7~8명이 현지에 파견돼 사무소를 만들 LG그룹이 있다. 후보지는 백악관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연내 개설할 수 있다. 이로써 4대 그룹이 모두 워싱턴 현지에 대관 조직을 갖추게 된다.

업계에서는 LG가 지난해 배터리 인력 유출 갈등으로 SK와 소송을 벌이면서 대관 조직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본다. 사건 정황으로 볼 때 SK가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최악의 전망까지 나왔지만, 실제로는 미 정계 인사들이 직접 화해를 주선했고 SK가 2조원의 배상금을 무는 것으로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미국에서 각각 수조원을 들여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미국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외에 CJ그룹도 워싱턴 사무소 이전을 검토 중이며 현대제철은 애틀랜타 사무실의 워싱턴 이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자동차배터리 등 한국이 강한 핵심 부품에 집중하면서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고 이 역시 한국 대기업의 워싱턴 진출이 활발해진 이유”라고 말했다.

올 들어 ‘워싱턴 조직의 확대·강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워싱턴에 가장 빨리 진출했던 현대차는 지난 4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 거점인 ‘제네시스 에어 모빌리티’ 법인을 실리콘밸리가 아닌 워싱턴에 만들었다. 미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일명 ‘드론 택시’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 방산업체인 한화는 현지 계열사들을 한화디펜스를 중심으로 확대 재편하면서 직원이 8명에서 15명으로 늘었다. 최근 진출한 대기업들은 ‘K스트리트’에 운집한 로펌을 적극 고용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9월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를 미국법인 고문으로 영입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1-11-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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