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일하고 젊은이는 놀고···60세 이상 취업, 20대 앞질러

노인은 일하고 젊은이는 놀고···60세 이상 취업, 20대 앞질러

이승은 기자
입력 2016-07-20 11:30
업데이트 2016-07-2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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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수 60세 이상이 20대 앞질러
취업자 수 60세 이상이 20대 앞질러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 대기업 채용박람회에 참가한 구직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올해 2분기(4∼6월)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20대 취업자 수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한 베이비부머가 노후를 위해 취업 전선에 뛰어들면서 60대 취업자가 늘어난 반면, 20대는 경기 둔화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면서 취업자 증가세가 약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60세 이상 취업자는 398만 2000명으로 20대 취업자 378만6000명보다 많았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2014년 2분기(4∼6월)에 처음으로(364만3000명) 20대 취업자(361만4000명)를 넘어섰고 이후 20대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20대보다 늘어난 것은 인구 구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2분기 60세 이상 인구는 980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47만명이나 증가했지만 20대 인구는 642만1000명으로 5만29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취업자도 60세 이상에선 18만9000명 늘어난 데 반해 20대는 8만9300명이 증가해 증가폭이 절반 정도에 머물렀다.

그러나 60대 취업자 증가세가 가파르고 20대 취업자 증가세가 더딘 것이 경기 둔화와 빈약한 복지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기업이 신규 채용을 줄이려 해 젊은이들이 갈 일자리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지난 4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0대 그룹(공기업·금융그룹 제외)을 대상으로 올해 고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16개 그룹이 작년보다 신규채용 규모를 줄인다고 답했다.

반면 60대 이상은 은퇴를 하고도 자녀 뒷바라지와 가계 부채 부담으로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다시 일자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60대 이상 취업자는 노동환경이 좋지 않은 비정규직이나 숙박·도소매업 위주로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60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는 1년 전보다 14만7000명(12.3%) 증가했다. 반면 50대(2.2%)와 20대(2.5%)는 소폭 증가한 데 그쳤고 30대(-3.6%)와 40대(-1.3%)에선 오히려 감소했다.

정성미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20대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있다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노동시장에 나와 도소매 숙박업 등 질 낮은 일자리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은퇴한 60세 이상 연령층 역시 노후 자금이 없다 보니 돈벌이 때문에 노동시장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대 취업자가 늘고 실업자가 늘어나는 상황에 대응해 지난 4월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이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정부와 기업이 지원금을 보태 2년간 최대 1200만원의 자산을 형성하도록 돕는 청년 취업 대책을 발표해 시행 중이다.

그러나 고령층을 위한 취업대책은 별다른 게 없는데다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취업대책 역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20대 중에는 고학력자가 많은데 중소기업 일자리 질이 너무 낮아 미스매치가 발생한다”며 “중소기업 쪽 일자리 질을 높이지 않은 채 청년대책을 내놓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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