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시대 저물고 ETF 시대 오나

주식형펀드 시대 저물고 ETF 시대 오나

입력 2013-11-11 00:00
업데이트 2013-11-1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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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순자산 ‘쑥쑥’ vs 주식형펀드 ‘주춤’

국내 주식형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사이의 양극화 현상이 날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의 성향이 보수적으로 변한 것도 원인이지만,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성과가 부진하자 높은 수익률은 아니더라도 지수를 꾸준히 따라가는 ETF로 투자 수요가 더욱 쏠린 것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ETF의 순자산은 18조7천8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과 비교할 때 4.36%, 올해 초보다는 23.1%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은 감소세를 보였다.

10월 말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은 55조8천7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월보다는 2.19% 줄었고, 올해 초보다는 3.45% 감소한 것이다.

월별로 살펴볼 때 ETF의 순자산이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작년 1월이다.

지난해 1월 말 기준 ETF의 순자산은 11조2천330억원을 나타내며 10조원을 웃돌았고 이후 소폭의 등락은 있었지만 추세적으로는 우상향을 그리며 규모를 키웠다.

하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는 이 기간에 규모가 꾸준히 줄어들어 작년 1월 말 61조3천억원 규모였던 순자산이 지난달 말 55조원대까지 추락한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ETF와 국내 주식형 펀드 간의 양극화가 심화한 데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은 수익률 문제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운용 순자산이 10억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 677개 가운데 연초 이후 코스피 수익률(0.83%)을 웃도는 성과를 낸 펀드는 307개로 절반이 채 안 됐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양극화 현상은 본질적으로 공모 펀드 수익률이 시장수익률을 웃돌지 못해 발생한 것”이라며 “반면 ETF는 지수가 오르는 만큼 수익이 보장되고 수수료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부진과 더불어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진 것도 양극화 현상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김훈길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코스피가 2,200까지 올랐던 2009년 초∼2011년 4월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꾸준히 감소했고 오히려 지수가 하락하기 시작하자 투자자들이 복귀했다”고 말했다.

코스피 강세로 주식시장 분위기가 달아올랐을 때도 투자자들은 펀드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코스피가 줄곧 2,000선을 웃돌며 강세를 보였지만, 오히려 국내 주식형 펀드(ETF 제외)에서는 10월 전체 영업일 동안 자금 순유출 상태가 이어졌다.

김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금융위기 이후 지수의 ‘레벨업’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단기적 매매차익에 집중하는 투자전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은 특정 코스피 범위가 아니라 전 코스피 범위에 걸쳐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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