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 플랫폼 경제와 프라이버시 경제/김화종 강원대 컴퓨터정보통신과 교수

[지방시대] 플랫폼 경제와 프라이버시 경제/김화종 강원대 컴퓨터정보통신과 교수

입력 2013-04-02 00:00
업데이트 2013-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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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종 강원대 컴퓨터정보통신과 교수
김화종 강원대 컴퓨터정보통신과 교수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정보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정보 플랫폼이란 정보를 교류하는 사이버 공간으로서 검색, 포털, 메신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쇼핑몰 등을 말한다. 스마트폰 이용의 폭발적인 증가로 정보 플랫폼은 사람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 플랫폼은 점차 똑똑해지며 우리 경제의 중추 신경망으로 작동한다. 지금은 플랫폼 경제시대이다.

최근 빅데이터 활용의 증가와 더불어 플랫폼 경제는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플랫폼 경제의 미래를 예측하여 건전하고 생산적인 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준비를 해야 한다.

미래 플랫폼 경제의 특징은 ‘프라이버시 경제’가 될 것이다. 프라이버시 경제란 개인의 프라이버시 정보가 경제적인 가치를 지니고 거래되는 경제 환경이라고 하겠다. 프라이버시 정보는 내가 무엇을 구매했는지, 어떤 영화나 음식을 좋아하는지 등 개인 활동과 취향 정보를 말한다. 지금까지의 상식으로는 프라이버시 정보는 공개되면 안 되는 민감한 정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매우 다르다. 많은 사람들은 SNS에 자신의 개인 정보와 취미, 의견, 심지어 친구의 사진까지도 무차별적으로 올리고 있다. 사람들은 공짜 메일, 포털, 검색, SNS 등 플랫폼 서비스를 받는 대가로 나의 프라이버시 정보를 제공한다.

프라이버시 경제는 점차 정교해지고 있다. 미국 타깃 사에서는 매출 증가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고객인 임산부를 사전에 파악하여 맞춤형 광고를 보내고 있는데, 임산부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했다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서 임산부와 전혀 관계가 없는 자동차 타이어 같은 광고를 같이 보내고 있다.

구글은 이메일 내용을 분석하고 메일 내용과 관련된 광고를 창 옆에 바로 띄운다. 이는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이나 사람들이 이에 거부감을 갖지 않는 이유는, 구글에서는 메일 내용을 기계가 볼 뿐이며 사람이 보는 것은 아니라는 전략을 잘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라이버시 정보 활용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겠지만, 반대로 좀 더 편리한 서비스나 이익을 얻기 위해서 자신의 프라이버시 정보를 기꺼이 제공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다. 미래에는 자신의 프라이버시 정보를 거래하는 시장이 형성될 것이며 자신이 공개했던 프라이버시 정보를 다시 거두어들이는, 즉 삭제할 수 있는 서비스도 생길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경제 재화로 부각되고 있는 프라이버시 정보의 수집과 활용에 대해 정부는 이용자를 보호하며 건강한 경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우선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때 약관에 동의를 받는 방법부터 간단명료하게 개선해야 한다. 정부는 프라이버시 정보에 대해 서비스 영역별로 구체적인 활용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플랫폼 경제가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상태로 변하기 전에 우리는 생산적인 프라이버시 경제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2013-04-0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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