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러 관계를 한반도 평화로 확산시키려면/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기고] 한·러 관계를 한반도 평화로 확산시키려면/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입력 2013-11-22 00:00
업데이트 2013-11-22 00:2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은 단 하루 일정이었지만 두 나라와 동북아시아를 위해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지난 9월 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G20 회의 기간 중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였다.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2개의 협정과 15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미지 확대
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두 나라 관계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번영에 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한 단계 더 높은 단계로 가기 위한 과제는 무엇이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정상외교의 성과를 최대한 살려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정상회담을 통해 형성된 신뢰구축을 기반으로 ‘소통의 핫라인’ 유지와 구축이 절실하다. 한·러 안보협력의 격상을 위해 양국 정상의 정례적인 상호방문과 최고위급 및 고위급 정치·안보 대화 등을 포함해 청와대와 외교부 관계자들 간의 교류를 정례화해야 한다.

둘째,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러시아의 신동방정책’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 이를 통해 남·북·러 상생의 경협이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달 9월 북·러 나진-하산 철도 연결(54㎞)의 개·보수에 이어 러시아는 나진항 3호 부두의 현대화를 진행 중이다. 이는 북·러의 대표적인 합작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일부다. 러시아 지분의 70% 중에 포스코 등 우리 기업들이 일부 투자할 예정이다. 나진항을 통한 물류협력 사업으로 동북아와 유럽 시장을 연결하는 동반성장 사업이다. 러시아는 북한에서 나진항을 49년 동안 임대했다.

이 사업이 활성화된다면 북한의 개방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와 함께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과 러시아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해 시베리아횡단철도를 경유하는 ‘유라시아 실크로드’가 가시화될 것이다.

셋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러시아의 절대적 지지와 협력을 얻어내야 한다. 러시아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더 적극적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지와 무력도발에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이번 공동성명에서의 ‘평양’의 독자 핵 노선 불용의 언급이라든가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북한의 조속한 가입 촉구 등은 북한에 대해 핵 반대입장 표명과 관련 국제규범의 중요성을 한층 촉구한 것이다. 향후 남·북·러 경협 확대와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와 그 여건 조성을 위해 러시아의 긍정적인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 등 군사대국화를 추진 중인 일본에 대해 우리 정부의 대일본 외교정책에 대한 지지와 과거사 반성에 대한 촉구 등은 참으로 고무적이다.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러시아의 적극적인 역할과 지지 표명은 한·러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한층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반도와 유라시아 협력의 실질적인 성과를 위해 러시아의 ‘가교역할’과 양국의 인적·문화적 교류 등을 포함한 다층적이고 전방위적인 협력에 관심을 더 기울일 때다.

2013-11-22 30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