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여는 아침] 처음 여기에 온 뜻

[고전으로 여는 아침] 처음 여기에 온 뜻

입력 2016-05-12 17:56
업데이트 2016-05-13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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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명이 떡을 먹으려고 그릇에 꿀을 덜어 놓자 어디선가 벌 세 마리가 날아왔습니다. 한 마리는 그 곁에서 입을 대었다 떼었다 하고, 한 마리는 머리를 처박고서 나뒹굴어 자빠지고, 한 마리는 높이 맴돌면서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는 벌들에게 일침을 놓습니다.

“애초에 너희가 여기 온 뜻이 무엇이냐.”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저 죽는 줄도 모르고 덤벼드는 모습을 딱하게 여겨 진정 가슴 뛰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으라고 충고하기도 합니다.

“정원 가득 핀 꽃으로 훨훨 날아가거라.”

옳은 길이 아닌 줄 알면서도 이익만 있으면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꿀을 덜어 놓은 그릇에 달려드는 벌의 모습을 빗대 충고하고 싶었던 것이 조현명의 속마음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자기 자신만의 꽃밭을 찾으셨나요. 남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저마다 자신의 꽃밭에서 열심히 꿀을 따는 세상이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 아닐까요.

■조현명(趙顯命·1690~1752)

조선 후기의 문신. 자는 치회(稚晦), 호는 귀록(歸鹿), 본관은 풍양. 이조판서, 영의정 등을 역임했다. 영조조에 탕평을 주도했고, 민폐의 근본이 양역(良役) 제도에 있다 하여 이에 대한 개선책을 제시했다.

하승현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한국고전번역원 홈페이지(www.itkc.or.kr) ‘고전산책’ 코너에서는 다른 고전 명구나 산문, 한시 등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2016-05-1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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