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 ‘어닝 쇼크’ 내수 살리기로 넘어서길

[사설] 기업 ‘어닝 쇼크’ 내수 살리기로 넘어서길

입력 2013-02-12 00:00
업데이트 2013-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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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기업 실적에서도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우리투자증권이 최근 발표한 100개 주요 기업에 대한 2012년 4분기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30%에 이르렀다고 한다. 분기 매출액 1조원이 넘는 대기업 12곳(28.6%)도 수익이 반토막 나다시피했는데, 채산성의 악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걱정이다. 게다가 올해도 세계 경제의 침체와 엔저(低)의 지속이 예상돼 ‘어닝 쇼크’를 넘어 ‘어닝 절벽’이란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지금처럼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고 수출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면 올해의 경제 사정은 더욱 나빠질 게 분명하다.

기업의 실적 악화는 갈 길이 바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아 곧바로 일자리와 세수(稅收)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새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려는 복지 확대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실물경제 측면에서는 소비 위축이 가중돼 장기간 경기 악순환의 덫에 갇힐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들은 벌써 지난해 3분기부터 실적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고, 지탱이 어려운 일부 기업은 사업 및 인적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특히 수출 기업에 엔저의 피해는 발등의 불이다. 일본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와 전자산업은 ‘원고 엔저’로 이미 수익이 눈에 띄게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이익이 12% 줄었고, 기아차도 50% 급감한 게 바로 그런 영향 탓이다.

일본은 엔저 정책으로 수출 기업들이 살아나고, 일본 정부가 기업에 임금 인상을 유도하는 등 경기 회복에 총력을 쏟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기축통화도 아닌 원화를 찍어내며 수출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도 없는 처지다. 더구나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의 공백기라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기도 마땅치 않다. 경제는 심리이고 정책은 타이밍인데, 악화되는 경제에 발만 구르고 있어야 하니 답답하다.

‘어닝 쇼크’를 다소라도 완화하려면 국민과 기업, 새 정부가 힘을 합쳐 내수 진작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달러화와 엔화 가치가 낮아졌다고 무분별하게 해외여행을 떠날 게 아니라 국내 여행으로 내수를 살리는 데 국민적 동참이 필요하다. 기업은 투자 확대와 고용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내수 제품도 수출품처럼 ‘고품질 저가’ 마케팅 전략으로 활로를 뚫어야 한다. 새 정부도 추진력 있는 경제팀을 꾸려 종합적 경제 활성화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수출이 힘들면 내수로 우회하는 게 차선이다.

2013-02-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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