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턱밑까지 쫓아온 中 과학기술 가벼이 볼 건가

[사설] 턱밑까지 쫓아온 中 과학기술 가벼이 볼 건가

입력 2013-08-14 00:00
업데이트 2013-08-1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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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우리나라와 중국의 전략기술 격차가 2년도 나지 않는다는 발표가 나왔다. 나날이 발전하는 중국의 기술이 바로 우리의 턱밑까지 쫓아온 것이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경쟁국이니만큼 중국에 자칫하면 추월당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과학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과거 중국은 우리 제품을 베끼는 데 급급했던 복제의 천국이었던 적이 있다. 자동차부품·화장품·식품·게임 콘텐츠 등 작은 공산품이나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휴대전화나 자동차까지 우리 것을 모방해 심지어 국내로 싼값에 역수출하기도 했다. 그랬던 중국이 이젠 모방에서 벗어나 자체 기술력을 배양해 어떤 기술에서는 우리를 앞서기도 한다. 2010년 조사에서 중국은 우리보다 과학기술력이 2.5년 뒤졌지만 지난해에는 1.9년으로 격차가 0.6년 단축됐다. 우주발사체(7.2년), 우주감시 시스템(6.1년), 우주비행체 및 관제운영기술(4.5년), 미래형 유인항공기술(3.8년) 등 항공우주 분야에서는 한국이 도리어 크게 뒤지고 있다.

중국은 1978년 경제 개방 이후 급성장을 이루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이런 경제력과 13억명이라는 엄청난 인구를 무기로 과학기술도 빠른 속도로 발전시켰다. 이대로 가다가는 몇년 후면 우리와 기술 수준이 대등해지며 우리를 앞지를 것이라는 보고서도 나와 있다. 이미 일부 제조업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도 한국을 추월했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면서 우리가 가장 많은 무역흑자를 내는 나라다. 지난해에는 535억 3000만 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고 수교 이후 중국과 무역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3445억 달러(388조원)에 이른다. 이런 흑자도 중국의 과학기술이 우리를 넘어서는 때가 되면 적자로 뒤바뀔 수 있다.

발전은 경쟁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한 중국은 우리에게 오히려 큰 자극제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이 곁에 있다는 것이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이 쫓아 오려고 하면 우리는 과학기술 개발에 더욱 힘을 쏟아서 한 발 더 앞서 나가겠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와 업계가 다 함께 힘을 모아서 해야 할 일이다. 우선 현실을 정확히 짚어야 한다. 그 다음에 우리가 부족한 부분에 대한 발전 전략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립해 추진해 나가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 같은 새 부처는 괜히 만든 게 아니다.

2013-08-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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