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추경 증액만 떠들지 말고 지역구 예산부터 깎아라

[사설] 추경 증액만 떠들지 말고 지역구 예산부터 깎아라

입력 2022-02-03 22:34
업데이트 2022-02-04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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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거리두기 연장 여부 발표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명동의 한 가게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가중되면서 국회가 추경 심사를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뉴스1
정부의 거리두기 연장 여부 발표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명동의 한 가게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가중되면서 국회가 추경 심사를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뉴스1
국회가 어제 기획재정위원회 예비심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추가경정예산안 논의에 들어갔다. 정부가 낸 추경안은 14조원 규모다. 코로나19 방역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1인당 300만원씩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정부는 대통령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5일 전에 국회 승인을 받아 이달 안에 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치권이 겉으로는 추경 시급성을 강조하면서도 속으로는 선거 득실 계산에 더 골몰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여야는 한목소리로 추경 규모가 35조원 이상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50조원을 얘기한다. 그런데 정부안보다 수십조원을 더 늘려 부르면서 정작 증액 재원을 어디서 만들지는 얘기하지 않는다. 야당은 여당더러 정부와 의논해 안(案)을 만들어 오라고 한다. 여당은 차기정부더러 고민하게 하자고 한다. 무책임하기가 도긴개긴이다.

오미크론 급증세로 거리두기 지침은 오늘 다시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80%로 책정한 자영업자 피해인정비율은 100%로 올려야 한다. 그러자면 추경 증액이 불가피하다. 다만 늘어난 규모를 적자국채로 충당하면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일반서민은 물론 빚으로 버텨 온 자영업자들의 고통도 커지게 된다. 이미 정부안 14조원 중 11조 3000억원은 적자국채 발행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여야의 추경 증액 외침이 진심이라면 지역구 예산부터 깎을 것을 제안한다. 정부안에도 없었는데 국회가 끼워 넣었거나 대폭 늘린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1순위가 될 것이다. 정부도 부처별 지출을 최대한 줄여 화답해야 한다. 정치권이 지금 따져야 할 것은 선거 유불리가 아니다. 사상 초유의 ‘벚꽃 추경’을 불러온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이다.

2022-02-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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