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첫 투표/박홍기 논설위원

[길섶에서] 첫 투표/박홍기 논설위원

박홍기 기자
입력 2016-04-14 01:36
업데이트 2016-04-14 01:4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첫 국회의원 투표다. 아침 9시쯤 아버지, 어머니가 “처음 하는 투표인데 기념해 줘야지”라며 함께 나서셨다. 새벽에 내린 비에 길은 젖어 있었다. 벚꽃과 개나리꽃은 여전히 자태를 뽐내는 듯했다. 바람에 꽃잎이 날렸다. 투표장 가는 길에 “준비됐니”라고 어머니가 물으셨다. “그럼…”, 짧게 답하자 미소를 지으셨다. 거실에 있던 선거 홍보물을 훑어봤다. 선거 번호도 확인했던 터다.

투표장은 멀지 않았다. 젊은 부부가 벌써 투표를 끝내고 나오고 있었다. 안내 표시대로 따라갔다. 한산했다. 기다림도 없이 본인을 확인하고, 선거인 명부란 곳에 사인하고,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소에 들어갔다. “정치인을, 정당을 내 손으로 선택하는구나.” 내 한 표가 의원을 만들 수도, 떨어뜨릴 수도 있다 생각하니 순간 긴장됐다. 신중해졌다. 염두에 둔 후보가 있었는데….

투표를 마친 뒤 아버지, 어머니와 번갈아 가며 인증샷을 찍었다. “누구 찍었니”라고 던지는 아버지의 농담에 “비·밀·투·표”라며 웃어넘겼다. 대단한 일이라도 한 듯 뿌듯했다. “선택한 후보가 정말 훌륭한 정치인일까, 정치를 잘할까.” 꼭 지켜볼 작정이다. 처음 참정권을 행사한 만 19세 청년의 얘기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2016-04-14 31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