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길섶에서] 강낭콩 추억/박현갑 논설위원

[길섶에서] 강낭콩 추억/박현갑 논설위원

박현갑 기자
박현갑 기자
입력 2023-06-21 00:53
업데이트 2023-06-21 00:5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미지 확대
종종 가는 가게에서 강낭콩 자루가 눈에 들어와 샀다. 껍질을 벗기자 호랑이 강낭콩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꼬투리 하나에 예닐곱 톨은 기본이다. 8개를 품은 꼬투리도 나왔다. 꼬투리가 갈라지는 선을 손가락으로 잡아 쪼개다 오묘한 빛깔에 다시 한번 눈길이 간다. 강낭콩이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지만 가냘픈 녹색 줄기에서 핑크빛을 주렁주렁 빚어내다니 감탄이 절로 난다.

오랜만에 콩밥을 맛봤다. 어릴 때 적갈색이나 연한 회색빛을 띠는 강낭콩이나 밤을 넣은 잡곡밥에서 콩이나 밤부터 골라 먹을 정도로 즐겨 먹었다. 쌀 수확량이 충분하지 않던 시절 논두렁이나 밭고랑 사이에 심은 작물로 부족한 쌀을 보충한 것이었지만 내겐 그지없이 맛있는 추억의 밥이다.

‘꼬투리 잡다’, ‘콩깍지가 씌었다’, ‘콩밥 먹다’ 등 콩과 관련된 말이 많다. 조상들의 일상생활에서 콩의 존재가 그만큼 컸던 게다. 파종 뒤 두 달 정도면 수확이 가능하다니 도시 농부가 되어 볼까 싶다.
박현갑 논설위원
2023-06-21 27면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