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집애’는 씨엘이 1년 전 YG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 테디와 가볍게 이야기하다 나온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테디 오빠가 저보고 ‘네가 만약 솔로로 활동한다면 나쁜 기집애라고 노래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그에게 ‘나쁜 기집애’라는 별명을 붙여 준 건 테디가 처음이 아니었다. 씨엘이 연습생 시절 YG패밀리의 무대에 올랐을 때 프로듀서 페리가 만들어 준 랩의 문구 중 하나가 ‘더 배디스트 피메일’(The Baddest Female)이었다. “이 문구가 마음에 들어 평소 사인을 할 때도 이 문구를 썼어요. 노래와 우연히 겹쳤죠.”
씨엘은 ‘나쁜 기집애’를 ‘순도 높은 힙합’이라고 자부했다. BPM 70의 느린 비트 위에 덥스텝과 더기 등 최신 사운드로 무장했고, 여기에 씨엘의 쉴 새 없는 랩이 쏟아진다. 그는 “그동안 그룹 활동을 하면서 때로는 보컬도 해야 했다”면서 “이번 노래를 통해서는 여성 래퍼로서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비트가 느리고 보컬 파트가 없어 다소 난해하게 들릴 수도 있다. 이미 같은 소속사에서 솔로 힙합 음반을 냈던 빅뱅의 지드래곤에 빗대 ‘여자 지드래곤’이라 평가절하하는 시선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는 덤덤하다. “제가 힙합을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에 솔로 앨범에서는 힙합을 하고 싶었어요. 투애니원은 알아도 씨엘은 모르는 대중들도 있을 텐데 제 노래를 들어 주고 관심을 가져 준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입니다.”
솔로 활동도 잠시 6월 중순에는 투애니원으로 새 앨범을 발표한다. 스물두 살 씨엘의 욕심은 끝이 없다. “여성 래퍼로 홀로 서기를 했지만 저를 여성 래퍼로만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아요. 랩, 보컬, 패션 등 저의 다양한 모습을 대중들에게 다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