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토 코플리와 함께 영화 ‘엘리시움’ 홍보차 첫 내한

“박찬욱 감독 작품이라면 바로 출연할 수 있습니다.”

할리우드 스타 맷 데이먼(43)은 14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관심 있는 한국 감독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금도 지체 없이 이렇게 답했다.

영화 ‘엘리시움’ 홍보를 위해 다른 주연배우 샬토 코플리(40)와 함께 내한한 그는 한국영화 예찬론을 편 코플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코플리는 박찬욱 감독 영화 ‘올드보이’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작품에 출연했다. 원작에서 유지태가 연기한 역할이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엘리시움’을 연출한 닐 블롬캠프 감독의 전작 ‘디스트릭트9’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바 있다.

그는 “’올드보이’를 굉장히 좋아한다. 한국영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한국은 남아공처럼 할리우드 밖에서 영화를 만들지만 굉장히 독창적인 영화를 만들어 전 세계 사람들이 받아들이게 하고 있다. ‘올드보이’와 ‘강남스타일’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람들은 색다른 것을 보고 싶어하고 할리우드도 점점 그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할리우드판 ‘올드보이’가 한국 원작을 능가할 수 있을 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올드보이’가 워낙 훌륭해서 그보다 능가할 순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래도 나는 원작의 배우(유지태)와는 다른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똑같이 비교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국에 처음 온 소감으로 “남아공 친구들이 ‘강남스타일’의 나라 한국에 간다니까 굉장히 부러워했다”며 “’강남스타일’이 남아공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전했다.

맷 데이먼 역시 ‘강남스타일’을 아느냐는 질문에 “딸이 넷이라 모를 수가 없다”며 “싸이를 만나진 못했지만 요즘 L.A와 뉴욕에 싸이 모창가수들이 많다. 그런 걸 보면 싸이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엘리시움’ 홍보를 위해 아시아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을 찾았다.

맷 데이먼은 “한국이 아시아의 유일한 방문지라는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았다. 할리우드의 모든 사람이 지금 한국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고 아주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며 “또 내겐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 아주 흥분됐다. 다음 기회엔 가족과 함께 오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번 영화 출연 이유로 “나는 경력이 꽤 쌓였기 때문에 영화를 선택할 때 감독만 본다. 훌륭한 감독들은 특별하고 다양한 영화를 만들기 때문에 함께 그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영화를 하게 된 것도 닐 블롬캠프 감독의 전작 ‘디스트릭트9’에서 뛰어난 연출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감독의 중요성으로 최근작인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비하인드 더 캔들러브라’의 사례를 들며 “소더버그와 함께한 7번째 작품이었다. 그를 전적으로 신뢰했고 시나리오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며 “다른 사람들은 예산이나 다른 것들을 복잡하게 따지는데, 나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굿 윌 헌팅’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탄 그는 직접 연출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물론 연출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15년 동안 굉장히 운이 좋아서 최고의 감독들과 작업할 수 있었고 소중한 경험을 쌓았는데, 훌륭한 영화학교를 다닌 것처럼 연출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연출 고민은 오랫동안 해왔고 작년엔 각본을 쓴 영화로 연출도 맡기로 했는데 결국 제작과 주연만 맡았다. 빨리 연출에 데뷔하고 싶은데, 내 딸 넷이 너무 어리고 돌봐줘야 해서 스케줄을 잡기가 힘들다”고 했다.

’엘리시움’은 2154년을 배경으로 부유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의 신분이 엄격히 나뉘어 부유층은 엘리시움이라는 우주 정거장에 살고 가난한 이들은 황폐해진 지구에 사는 이야기를 그린다. 맷 데이먼이 연기한 주인공 ‘맥스’는 공장에서 방사능에 노출되는 사고를 겪은 뒤 치료를 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엘리시움에 들어가려 하고, 이를 막는 비밀 요원 ‘크루거’(샬토 코플리)와 싸운다.

이 영화의 사회·정치적 함의에 관한 질문에 맷 데이먼은 “’엘리시움’은 어쨌든 오락영화이고 여름용 블록버스터이므로 관객들이 영화를 즐기길 바란다”며 “하지만, 여러 층위에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한 오락영화 또는 주제를 생각하거나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세계와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다. 현실의 빈부격차를 은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주제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영화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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