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파노라마’ 21일 방송

전쟁의 아픈 기억을 음악에 담은 다큐멘터리가 시청자를 찾아온다.

KBS 1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KBS 파노라마’는 21일 밤 10시 ‘정전 60년 다큐콘서트’를 방송한다.

유명 연주자들이 들려주는 선율 위로 전쟁의 아픔을 겪은 사람들의 사연이 펼쳐진다.

제작진은 “음악의 씻김굿으로 전쟁의 아픔을 치유하고 용서와 화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첼리스트 양성원, 조이 오브 스트링스, 가이아 콰르텟 등이 연주자로 참여하고, 가수 윤건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한국전쟁이 터지고 나서 많은 사람이 고향을 버려야 했다. 당시 여덟 살이었던 송창수 화백 역시 3일이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어머니와 함께 배에 올랐다. 그 피난길은 미처 함께하지 못한 아버지와 영원한 이별 길이 됐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들려주는 쇼팽 녹턴 20번이 송 화백의 행복했던 기억과 함께한다.

전쟁이 나자 지리산 인근 사람들은 낮에는 대한민국, 밤에는 인민공화국 사람이 돼야 했다. 당시 22세였던 박정덕 할머니는 그저 남편을 따라 산으로 올라갔다. 남편 뒷바라지를 하며 산에서 1년을 보냈다. 그사이 그는 빨치산이 됐고 동상으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전쟁의 기억을 품은 지리산에서 듣는 피아니스트 박종훈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는 그래서 슬프도록 아름답다.

리처드 용재 오닐이 들려주는 ‘섬집 아기’ 선율 위로는 제주 4·3사건의 아픈 이야기가 펼쳐진다.

양자생 할머니는 4·3사건 당시 남편을 잃은 후 홀로 60여 년을 살아왔다. 그는 아직도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어야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당시 행방불명자들의 묻힌 제주 4·3평화공원 묘역에는 첼리스트 양성원이 연주하는 ‘G선상의 아리아’가 울려 퍼진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은 평화를 염원하며 북한과 가장 가까운 임진각에서 ‘쇼팽, 마주르카 C#단조’를 띄워 보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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