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PD와 팀장급 포함 5명 전원 교체…노사 대립 심화

KBS 프로그램 ‘TV쇼 진품명품’ 진행자(MC) 교체를 둘러싼 노사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KBS 사측이 프로그램 담당 PD 4명과 팀장급 1명까지 5명 전원에게 업무 교체 통보를 내리면서 당사자들을 비롯한 노조는 사측이 인사권으로 부당한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4일 KBS 노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1일 ‘진품명품’ 담당 연출자인 김창범 PD를 방송문화연구소로 전보 발령한 데 이어 프로그램을 맡고 있던 박상조, 김동훈, 최인성, 정혜경 PD 등 4명에게 다른 업무를 맡으라는 통보를 내렸다.

갑자기 제작진이 교체되면서 ‘진품명품’은 지난주 녹화를 하지 못했고 지난 3일 ‘한국 고미술과 함께하는 가을여행’이란 주제로 감정위원들이 뽑은 그간의 하이라이트를 짜깁기로 방송했다.

이에 KBS 일선 PD들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KBS 새노조)는 사측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새노조 주최로 4일 낮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열린 집회에는 ‘진품명품’ 제작진을 비롯한 200여 명이 참가해 사측의 갑작스러운 인사 조치를 성토했다.

또 담당 PD 5인은 이날 오후 공식 성명을 내 “MC 선정 과정에서 제작 PD의 의견을 반영하라는 당연한 요구에 대해 사측이 전원 연출권 박탈과 업무 재배정이라는 초유의 만행을 저질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평균 나이 50세가 넘고 평균 제작경력 20년 이상이 된 우리는 싸우는 게 싫고 귀찮고 두렵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군사정권에서 횡행하던 파쇼와 독재의 폭력이 총칼 대신 인사권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현실에서 길고 지난한 싸움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S 홍보실 관계자는 “김창범 PD를 제외하면 다른 4명은 교양문화국 안에서 업무 조정을 한 것일 뿐이지 인사 발령은 아니다. 인사권은 경영진의 고유한 권한이며 부서 내 업무 분장은 부장의 고유 권한이므로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밝혔다.

또 “제작진과의 의견 차이를 좁히려고 해봤지만 되지 않아 고심 끝에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다.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방송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라며 “지난주는 녹화를 못 했지만 새 제작진이 준비할 시간을 가졌으며 이번 주부터는 차질 없이 녹화와 방송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KBS는 가을 개편으로 ‘진품명품’을 4년간 진행한 윤인구 아나운서에서 김모 아나운서로 교체하는 결정을 내렸다. 담당 PD들은 새 MC 선정에 제작진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으며 사측의 낙하산 인사라고 반발하면서 노사가 대립해 지난주 녹화가 파행을 겪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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