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인공지능 컴퓨터

사상 최초로 인공지능(AI) 컴퓨터가 프로 바둑기사와 대국을 벌여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바둑은 무궁한 수가 나올 수 있어서 컴퓨터가 이기기 힘든 사람의 영역으로 꼽히던 분야다. 그만큼 정보기술(IT) 및 과학계에서는 역사적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컴퓨터는 다음 상대로 세계 챔피언인 우리나라의 이세돌을 지목했다.

영국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28일 구글의 자회사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유럽 바둑 챔피언이자 중국 프로 바둑기사인 판 후이(2단)와 5번의 대국에서 모두 이겼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네이처는 “10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여겼던 기술”이라며 “인공지능 기술이 사람 수준의 능력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바둑은 살펴야 할 공간이 서양장기(체스)보다 더 넓고 수가 무궁무진해 인공지능이 도전하기 힘든 영역으로 꼽혔다. 체스에서는 1997년 IBM의 슈퍼컴퓨터 ‘딥 블루’가 세계챔피언인 러시아의 가리 카스파로프를 이긴 적이 있다.

네이처에 따르면 알파고는 바둑 돌을 놓을 위치를 평가하는 기능과 움직임을 선택하는 기능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으로 기계의 한계를 넘어섰다. 여기에 학습 능력이 뛰어나 기존 바둑기사들의 경기를 통해 배우고 숱하게 자신과 겨루면서 훈련을 했다.

그 결과 아마추어 수준의 다른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들과 대결에서 99.8% 승률을 기록했다. 기존 바둑 프로그램들이 단순 계산해서 바둑을 두기 때문에 엉뚱한 수를 놓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알파고는 이번 대국에서 이런 실수를 거의 하지 않아 마치 사람이 둔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바둑계에서는 알파고가 겨룬 판 후이가 한국의 프로기사들보다 실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한다.이에 알파고는 더 높은 상대를 향해 도전장을 던졌다. 바로 세계 챔피언인 우리나라의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9단)이다.

알파고는 10여년째 세계 챔피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세돌과 3월 서울에서 대국을 벌일 예정이다. 여기 걸린 상금은 100만달러(약 12억원)다. 구글 딥마인드는 전세계 과학자들과 IT업계, 바둑애호가들의 이목이 집중된 이 대국에서 알파고가 이기면 상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는 2011년 창립됐으며 2014년 구글에 인수됐다.

이세돌, 인공지능 컴퓨터

사진 = 서울신문DB (이세돌, 인공지능 컴퓨터)

뉴스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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