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이태원 살인사건의 용의자 패터슨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29일 열린다. 고인의 유족들은 범인을 밝혀내 엄벌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심규홍)는 이날 오후 2시 417호 대법정에서 조씨를 살해한 진범으로 기소된 아더 존 패터슨(38)에 대한 선고 공판을 갖는다.
패터슨의 살인죄가 인정되면 사건이 발생한 지 18년 9개월 26일만의 처분이 된다. 무죄가 나온다면 또 다시 ‘죽은 사람은 있지만 죽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다. 패터슨도 석방되는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지난 1997년 4월 3일 이태원 햄버거집 화장실에서 조중필(당시 22살)씨가 살해된 사건을 말한다. 당시 17세였던 패터슨과 에드워드 리는 조씨가 살해된 이태원 햄버거집 화장실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다.
이후 검찰은 리만 살인범으로 단독기소했지만, 리는 1998년 법원에서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다.
흉기소지·증거인멸 혐의로 복역하다 1998년 사면된 패터슨은 검찰이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
장기 미제 상태였던 이태원 살인사건은 2011년 5월 미국에서 패터슨이 체포되고 지난해 10월 도주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넉 달 동안의 재판을 거치며 패터슨은 19년 전과 마찬가지로 현장에 함께 있던 리가 조씨를 찔렀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리도 유일한 ‘목격자’로서 법정에 나와 패터슨이 살해범이라고 증언했다. 리는 패터슨의 공범으로 적시됐으나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처벌받지 않는다.
얼마 전 법원 증인석에 앉은 고인의 어머니 이복수 씨는 “죽기 전에 우리 중필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습니까. 이 생각 하면 내 가슴이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집니다. 열입곱 놈들이 어떻게 술 먹고 사람을 재미로 죽일 생각을….”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죄를 뉘우치기는 커녕 19년 전처럼 두 놈이 서로 떠넘기고 있다”라면서 “아무쪼록 범인을 밝히셔서 엄한 벌을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사건을 맡고 있는 법원 재판부는 결심을 하루 앞둔 이날 피해자 조중필(당시 22세)씨의 어머니에게 마지막 진술기회를 줬다. 이 씨의 발언은 진범으로 기소된 아더 존 패터슨의 양형에 참작된다.
검찰은 앞서 지난 1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패터슨에게 법정 상한인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사진=서울신문DB
뉴스팀 seoulen@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