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두증 확산에 전 세계가 비상에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생아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할 수 있는 ‘지카(Zika)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자 다음 달 1일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마거릿 찬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지난해 지카 바이러스가 미주대륙에서 발견된 이후 전 세계 23개 국가에서 발생 사례가 보고되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제보건규정에 따라 지카 바이러스 대책 긴급위원회를 2월 1일 소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긴급 위원회는 지카 바이러스 발생에 따라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지와 WHO가 바이러스 발생 지역에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 WHO에 권고할 예정이다.

찬 총장은 “지카 바이러스는 그동안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적도 지역에 주로 발생했다. 지난 2007년 태평양 미크로네시아, 2013∼2014년 태평양 4개 도서 국가에서 발생하면서 점차 지역을 넓혀가고 있고 뎅기열과 비슷하지만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독특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집트 숲 모기’가 옮기는 지카 바이러스는 1947년 우간다의 지카 숲에 사는 붉은털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됐다.

아직 감염에 따른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신생아 소두증의 원인으로 의심받고 있다. 소두증은 신생아의 두뇌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채 작은 뇌와 머리를 작고 태어나는 뇌 손상이다.

이와 관련해 찬 총장은 “아직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신생아 출생 그리고 (급성으로 말초신경, 척수, 뇌신경 등의 파괴로 마비가 발생하는) ‘길랑바레’ 증후군 간의 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럴 개연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현재 브라질 등 남미 대륙에 이어 미국, 아시아, 유럽 등에서도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비상이 걸린 상태다.

WHO 미주지역 본부(PAHO)는 과거 뎅기열에 걸린 사례를 고려할 때 미주대륙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내년까지 300만∼400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WHO 미주지역 본부의 실바인 알리히에리 전염병 대응팀 팀장은 아직 지카 바이러스에 면역력이 있는 사람이 거의 없고 모기가 넓게 퍼져 있는데다 감염되더라도 아픈 증상이 별로 나타나지 않아 조용하게 확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같이 추정했다.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브루스 에일워드 WHO 사무차장은 중국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매개체인 모기가 있고 뎅기열이 발생했던 나라에서는 어느 곳이든 지카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WHO는 특히 지카 바이러스가 백신이나 특별한 치료법, 신속 진단 테스트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주의가 더욱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인기기사
인기 클릭
Weekly Best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