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채닝 테이텀과 제이미 폭스의 조합은 잘 어울린다. 일촉즉발의 탈출 순간 “왜 차 뒷좌석에 타느냐”는 케일의 질문에 “미안, 습관이 돼서 그렇다”고 대답하는 대통령의 모습처럼 의외의 웃음을 주는 장면도 많다. 댄서 출신으로 ‘스텝업’과 ‘매직 마이크’ 등을 통해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한 채닝 테이텀은 다양한 액션 장면을 무리 없이 소화한다. 흑인 대통령 역을 맡은 제이미 폭스의 능청스런 연기는 극의 중심을 무게 있게 이끈다. 전쟁 대신 복지를 주창하고, “미국의 가장 큰 적은 가난”이라고 역설하는 모습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떠올리기는 어렵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감독은 “미국의 분열이 지속되면 끔찍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백악관이라는 한정된 공간이 액션 영화의 배경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 영화는 대통령 집무실과 지하 벙커, 엘리베이터, 정원 등을 오가며 활극을 펼치지만 엇비슷한 총격 장면의 단조로움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한다. 감독이야 백악관이 “200년 동안 희망과 민주주의를 상징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이라고 생각한다지만 한국 관객의 정서에는 다소 ‘오글거리는’ 것도 사실이다. 매번 감독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이야기의 느슨함이 반복되는 것도 아쉽다. 131분. 15세 관람가.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