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영화 위해 北 협조로 촬영…선전 목적 안 뒤 내용 모두 바꿔

북한 체제의 허구성과 인권 탄압 현실을 비판한 영화 ‘더 월’(포스터·The Wall)이 최근 아일랜드에서 열린 ‘제28회 갤웨이 필름 플라’에서 최고 인권영화상을 받았다. 이 상은 영화제 측과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가 공동 수여하는 것이다.

영화 ‘더 월’(포스터·The Wall)
1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아일랜드 출신의 데이비드 킨셀라 감독은 북한의 협조로 기록영화를 촬영한 뒤 2년간 별도의 편집을 통해 북한의 애초 의도와는 다른 작품을 만들어 냈다. 킨셀라 감독은 2014년 북한의 젊은 시인에 대한 기록영화를 만들기 위해 북한에 입국했으나 촬영 과정에서 기록 대상인 시인은 물론 그 가족과 이웃들도 모두 연기자란 사실을 알게 됐다. 북한의 선전 목적을 알게 된 감독은 현지에서 촬영 내용을 모두 바꿨고 컴퓨터그래픽 작업 등을 거쳐 더 월을 탄생시켰다.

더 월은 북한을 탈출하는 한 여성과 북아일랜드에서 자란 한 소년의 삶을 대칭적으로 보여 주며 개인의 삶을 통제하는 북한 체제를 비판했다. 킨셀라 감독은 이 매체에서 “누군가 정해준 대로 따르는 것이 아닌 개인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자유에 대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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