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행위 ‘범죄사업’으로 변질

소말리아 해적행위 ‘범죄사업’으로 변질

입력 2011-02-17 00:00
업데이트 2011-02-1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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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에서 해적행위가 조직적인 범죄사업으로 변질되면서 이 나라의 주요 사회.경제적 영역으로 고착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07년 이래 AK-47s 소총과 로켓추진 수류탄으로 무장한 상태로 소형 모터보트를 타고 바다로 향하는 소말리아 청년들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선박을 상대로 한 공격도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것이다.

 해적질이 ‘돈되는 사업’이란 인식이 날로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소말리아 인근 국가에서도 해적행위에 눈독을 들이는 것이 명백해지고 있다고 미 국무부의 해적 퇴치 담당 조정관인 도나 홉킨스가 16일 경고했다.

 홉킨스 조정관은 런던 주재 미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상적이고 지역적이며 불법조업에 대한 항의 수준이었던 소말리아 해적행위가 심각하게 조직화되고 전환적이며 경쟁력있는 범죄사업 차원으로 변모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해적질의 전리품을 공유하려고 이들과 공모하는 다른 나라의 선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확실시된다”고 덧붙였다.

 재보험사 뮌헨리의 해상사업 담당 부서장인 디터 베르그에 따르면 해적에 나포된 선박은 5년전만 해도 1척당 15만∼30만달러를 주면 풀려날 수 있었으나 지금은 450만∼500만달러를 줘야 한다.

 최근 해적들은 첨단장비를 장착한 대형 모선을 이용,과거보다 훨씬 먼 바다로 진출해 공격 횟수를 늘리고 있다.

 지난주만 해도 쿠웨이트산 원유를 싣고 미국으로 향하던 그리스 선박을 비롯해 유조선 2척이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억류됐다.

 이와 관련,홉킨스 조정관은 “금융권 바깥에서 불순세력이 해적들에게 연료와 무기,돈세탁을 거친 몸값을 전달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적들의 역량을 강화해주는 금융권 또는 물류망의 내부 공모자를 색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르웨이 해운업계의 한 실력자는 이날 아프리카 북동부 지역에서 체포된 해적들은 배와 함께 수장해야 하며 때로는 현장에서 즉결처형해야 한다는 글을 신문에 기고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해운그룹인 스톨트-닐슨의 창업자인 제이컵 스톨트 닐슨은 노르웨이 경제지에 기명으로 실은 기고문에서 “해적질을 했다가는 교수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결국 해적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즈음 해군도 이 문제를 2천여년 전 로마의 해적 사냥꾼이었던 팜피와 같은 방식으로 대처해야 한다면서 “(당시) 공해상에서 체포된 해적들은 예외없이 사형당했고 때로는 현장에서 처형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르웨이가 그동안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에서 평화 중재자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했고 노벨평화상의 본고장이라는 점에서 닐슨의 이런 기고문은 즉각적인 비판을 불러왔다.

 노르웨이선원조합(NSU)의 재클린 스미스 조합장은 닐슨의 견해를 ‘야만적’이라고 일축하면서 해적들을 처형하게 되면 현재 소말리아에서 납치돼 있는 700명의 선원들이 위험에 처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오슬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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