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일부 반기…리비아 카다피 중대기로

軍 일부 반기…리비아 카다피 중대기로

입력 2011-02-21 00:00
업데이트 2011-02-2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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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와 이집트의 민주화 시민봉기에 영향을 받은 리비아 시위 사태가 확산일로를 걸으면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40여년 정권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현 정권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군(軍)도 일부 시위대에 동참하고 있어 카다피 정권의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전통적으로 카다피 국가원수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은 제2의 벵가지는 20일 사실상 시위대의 손에 넘어간 상태로,이곳에서는 일부 군인들도 시위대에 동참한 상태라고 미국 CNN이 보도했다.

 이날 시위 사망자 추모식을 진행하던 반정부 시위대는 폭탄을 실은 차량 등을 이용해 벵가지 시내에 있는 알파딜 아부 오마르 군 기지를 공격했으며,이를 진압하려는 보안군이 실탄을 발사하면서 25명이 숨졌다고 현지 병원 관계자들이 전했다.

 미국 뉴욕 소재 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HRW)는 이날 하루 최소 60명이 숨졌으며,이로써 리비아 시위 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233명에 달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카다피 국가원수의 아들 세이프 알-이슬람은 지금까지 사망자는 40명이라고 주장했다.

 한 목격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벵가지의 상황은 매우 암울하다.‘집단학살’이라는 말로만 이곳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벵가지에서 상점을 운영 중인 모하메드 압둘 라만(42)씨는 AP통신에 “벵가지는 전쟁상황”이라면서 일부 시위대들이 경찰 청사를 불태우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군인들이 카다피 국가원수에 대한 충성을 포기하고 시위대에 합류한 가운데 압델 에후니 아랍연맹 주재 리비아 대사도 이날 정부가 무고한 국민을 살상하고 있다면서 사직하는 등 반정부 분위기가 급격히 확산하는 모습이다.

 에후니 대사는 “시위대는 정상적인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카다피는 끝났다.그는 국민을 잃었기 때문에 하루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며 조만간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격자들은 벵가지 시내에서 ‘선더볼트 부대’의 일부 군인들이 카다피의 경호원들과 충돌해 부상을 입는 등 반정부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특히 지금까지 주로 벵가지에서 이뤄졌던 반정부 시위가 이날 수도 트리폴리와 서부 해안지역 등으로 확산하면서 이번 시위 사태를 동부지역에 봉쇄하려던 카다피 정부의 노력은 사실상 무산됐다.

 영국 BBC는 이날 트리폴리에서 하루 종일 총성이 잇따랐으며,보안군은 최루탄과 실탄으로 시위대에 대한 강경진압에 나섰고 시내 중심가 녹색광장에서는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가 충돌했다고 목격자들을 인용,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을 비롯해 서방국가들도 리비아 정부에 대해 진압 자제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리비아도 앞서 시민봉기로 장기 독재정권이 무너진 튀니지와 이집트의 전례를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성명에서 “사실을 확인 중이나 수백명의 주민이 사망했다는 믿을 만한 소식을 접했다”면서 “평화적인 시위대에 대한 폭력 사용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랍 위성TV 방송인 알-자지라는 이날 카다피 국가원수가 베네수엘라로 출국했다고 보도했으나 아들 알-이슬람은 이날 관영TV에 출연해 부친이 리비아에 머물고 있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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