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 사태] “퇴진 카다피” 각국 주재 리비아 대사들 분노의 사직

[리비아 내전 사태] “퇴진 카다피” 각국 주재 리비아 대사들 분노의 사직

입력 2011-02-23 00:00
업데이트 2011-02-2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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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8일째… 유혈사태 확산

리비아 정권이 수도 트리폴리를 사수하기 위해 시위대를 겨냥한 공습까지 시도하는 등 유혈 진압이 도를 넘어서자 시위 8일째인 22일 해외 주재 외교관들이 줄줄이 시위대를 지지하고 나섰다. 국제사회의 논의를 이끌어 내기 유리한 데다 영어가 능통해 외신들과 자유로운 인터뷰가 가능한 외교관들이 반기를 들면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입지가 나라 안팎으로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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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압델 에후니 아랍연맹 주재 리비아 대사가 군의 무력 진압에 항의해 사직하면서 시작된 외교관들의 카다피 비판 움직임은 21일 이브라힘 다바시 유엔 주재 리비아 부대사의 정권 비판에서 본격화됐다.

다바시 부대사는 카다피 국가원수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낸 뒤 뉴욕타임스, CNN, BBC 등 주요 외신들과 잇따라 인터뷰를 갖고 “카다피 정권은 국민을 상대로 한 대량 학살을 이미 시작했다.”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는 정권이 아닌 국민을 위해 봉사하기 때문에 사퇴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 뒤 “(무력 진압은) 사실상 리비아 국민에 대한 전쟁 선포”라며 국제사회가 자국 상황에 개입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각국 주재 리비아 대사들과 외교관들의 시위대 지지 선언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주재 대사관은 22일 대사가 주축이 돼 카다피 정권을 강력 규탄하며 시위대를 지지하는 성명을 냈고, 오스트레일리아 주재 대사관도 본국과의 관계를 단절한다고 선언했다.

방글라데시 주재 리비아 대사인 A H 엘리맘은 전날 밤 군대가 자국에서 가족 일부를 살해한 데 항의하며 대사직을 내놓았다고 방글라데시 외무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이 밖에 미국·폴란드·튀니지·중국·모로코 대사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처럼 외교관들이 본격적으로 정부에 반기를 든 데는 카다피 정권이 아프리카 용병들을 동원한 것도 모자라 전투기 공습까지 감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11-02-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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