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기능 정상화할까

냉각기능 정상화할까

입력 2011-03-20 00:00
업데이트 2011-03-2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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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방수 작업도 중요하지만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를 정상화하기 위해서 더 중요한 것은 원자로에 다시 전력을 공급하고 이를 통해서 냉각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 작업을 이해하려면 후쿠시마 제1원전의 구조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제1원전에는 1호기부터 6호기까지 6개의 원자로가 있다. 이들 원자로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1.2호기와 3.4호기, 5.6호기라는 식으로 2개씩 한 쌍으로 묶여 있다.

전력 공급 작업은 원자로 격납용기가 일부 손상돼 가장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평가되는 2호기를 최우선시하고 있다. 19일 새벽에는 작업자들이 방사선 방호복과 방사선을 측정하는 배지형 선량계(線量計)를 단 채 2호기의 전력 케이블 연결을 끝냈다.

외부 전원의 전기는 2호기 터빈실 1층에 있는 배전반(配電盤)을 통해서 원자로 1.2호기에 공급된다.

외부 전원과 배전반을 연결한 것만으로도 일단 터빈실의 조명을 켤 수 있어 작업 효율이 올라가는데다 , 환기 기능이 회복돼 폭발 위험이 있는 수소 등을 밖으로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 작업을 하기가 한층 수월해진다는 의미다.

이후 전력 공급 작업은 ‘배전반의 수전(受電) 기능 확인→온도.압력.유량 등 계측기의 회복→주제어실(MCR) 조명 켜기→노심 냉각 →사용후 연료 저장조 냉각’의 순서로 이뤄진다.

우선 전기를 다시 공급하기 전에 각종 기기가 누전되지는 않는지 확인하고, 펌프 밸브 등이 파손됐는지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 그 후 미량의 전류를 흘려보내는 사전 작업을 하게 된다.

가장 큰 관심사는 노심이나 사용 후 연료 저장조 등에 자동으로 물을 보급하는 각종 고압 펌프를 다시 돌릴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들 기기는 많은 전력이 필요한 만큼 외부 전원 연결이 필수적이다.

각종 고압 펌프 중에서도 노심의 열을 직접 떨어트리는 비상노심냉각계통(ECCS)이 다시 돌아가느냐가 관건이다. ECCS가 돌아가면 정제수에 붕산을 탄 냉각수를 노심에 주입해 연쇄 반응을 완전히 멈출 수 있다. 제어봉이 들어 있는 아랫부분에서 노심에 물을 넣는 라인이 움직일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일단 ECCS만 정상화하면 급한 불은 끌 수 있다.

ECCS의 여러 기능 중에서도 당장 급한 것은 1∼3호기와 5, 6호기의 노심 속 연료봉에서 나오는 잔열을 제거하는 것이다. 핵연료는 원자로가 정지해도 계속 열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4호기는 노심에 연료봉이 들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노심과 사용 후 연료 저장조를 동시에 냉각할 수 있는 ECCS의 ‘잔열 제거계통’을 시급하게 복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ECCS가 앞으로 며칠 안에 돌아갈 수 있을지는 우선 각종 계측기를 회복한 뒤에 주제어실(MCR)의 조명을 켜봐야 알 수 있다. 20일이나 21일에는 1.2호기의 정상화 속도를 예측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ECCS가 돌아간다고 해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건 아니다.

원자로의 냉각 계통은 우선 냉각수를 순환시켜 노심의 열을 빼앗은 다음, 온도가 올라간 냉각수를 다시 바닷물로 식혀 버리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전자는 ECCS, 후자는 필수냉각계통(ESW)이 각각 맡고 있다.

문제는 ESW 펌프의 경우 쓰나미의 영향으로 소금물을 뒤집어썼을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펌프에 문제가 없어도 모터에만 바닷물이 들어가도 움직이지 않는 만큼 모터를 바꿔줘야 한다. 이 작업에는 보통 5∼7일이 걸린다. 다행히도 ECCS의 냉각수가 가열되는 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만큼 우선 ECCS가 돌아가면 시간을 벌 수 있다.

또 사용 후 핵연료도 잔열을 배출하는 만큼 사용후 연료 저장조도 냉각시킬 필요가 있다.

3∼6호기도 외부 전원의 접속 작업을 하고 있다. 이중 5, 6호기는 원자로 자체에는 원래부터 큰 문제가 없었다. 더구나 6호기의 경우 비상용 디젤 발전기 1대가 회복돼 합계 2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덕분에 5.6호기의 사용후 연료 저장조의 냉각기능이 회복됐다. 5.6호기는 일단 문제가 없어졌다는 뜻이다.

3.4호기는 일단 급한 대로 사용후 연료 저장조에 물을 뿌리고 있고, 조만간 외부 전력이 다시 공급되는 대로 주제어실을 움직이고, ECCS를 돌릴 예정이다. 전반적으로 볼 때 가장 중요한 싸움을 코앞에 둔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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