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매코널 입지 확대 ‘무능력’ 베이너 리더십 상처
부채상한 증액 협상이란 난해한 시험을 가까스로 통과한 미국의 정치 주역들이 협상 결과에 따라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위기를 기회 삼아 정치적 입지를 넓힌 정치인들이 있는가 하면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은 패자들도 있다.보수주의 시민운동 단체인 티파티도 이번 협상 과정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했다. 티파티 진영의 공화당 의원들은 지난달 28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2단계 부채증액안 표결을 연기시키면서 자신들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줬다.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한 협상과정에서 결단력과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지만 막판 극적으로 타결을 이끌어냄으로써 국민들에게 국정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세금증액 없는 타협안에 대한 진보 세력의 불만이 깊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 중도 성향 유권자에겐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줬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반면 자신이 몸 담고 있는 공화당 안에서조차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하며 무능력한 모습을 보인 베이너 의장과 협상과정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 상원 재정적자 감축안 협상단 ‘갱 오브 식스’ 등은 위신을 잃게 됐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11-08-02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