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수행단으로 본 방러 성격

김정일 수행단으로 본 방러 성격

입력 2011-08-21 00:00
업데이트 2011-08-2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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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년 만에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수행자 명단을 조선중앙통신이 21일 공개했다.

 수행단 면면을 보면 김 위원장이 이번 방러 일정에서 러시아와 경제협력 논의에 가장 큰 비중을 둘 것으로 짐작된다.

 수행단에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김양건 당 비서,오수용 함북도 당 책임비서,박도춘·태종수 당비서,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박봉주 당 경공업부 제1부부장 등 경제를 담당하는 인물이 대거 포함돼 있다.

 대외 경제교류에 노하우를 가진 장성택은 중국과의 경제협력에서도 사실상 총책임자 역할을 해 이번 북-러 협력 논의에도 나람의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강성대국 진입을 앞두고 식량난과 외화부족을 해소해야 하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장성택의 외자유치 경험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 부장은 북러정상회담에서 가스관 사업이 논의될 경우를 대비해 러시아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가스관 사업이 추진되면 남·북·러간 공동협력이 필요한 만큼 대남통으로 분류되는 김양건으로선 이 사업에 대한 러시아측 구상을 미리 알아두고 북한의 입장을 대변할 필요가 있다.

 오수용 함경북도 당 책임비서는 러시아와 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할 경우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맞닿은 함경북도에 투자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수행단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오수용은 지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전자공업상을 맡았고 이후 지난해 6월까지 내각 부총리를 맡은 무게 있는 인물이다.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과 박봉주 당 경공업부 제1부부장은 북한 경제의 ‘실무진’으로 분류할 수 있다.

 북한의 지하자원 ‘보고’인 함경남도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태종수(총무 담당)와 군 관련 생산체계를 뜻하는 ‘제2경제’에 밝은 박도춘(군수담당)도 경제와 무관하지 않은 인물들이다.

 경제협력 외에 과거 사회주의권 맹주였던 소련 붕괴 이후 다소 소원해진 대(對)러시아 관계를 복원하려는 북한의 의도도 엿보인다.

 2000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최고지도자로서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김 위원장이 2001년과 2002년 2차례 방러해 정상회담을 했지만 최근 9년간 양국 관계는 뚜렷한 진전을 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점에서 북한에서 김정은 후계안착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히는 장성택이 수행단에 포함된 점은 러시아와 외교관계를 강화하려는 김 위원장의 의중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김양건 당 비서는 통일전선부장을 겸하면서 대남업무를 맡고 있으면서도 1990년대 후반 국제부장을 지냈고 2000년대 들어 김 위원장의 외교업무 전반을 보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의 경우 2001∼2002년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두차례 방문했을 때 북한군 총참모장으로서 빠지지 않고 수행한 인연이 있다.

 이번 수행단 규모는 당 인사를 중심으로 실세가 대거 포함돼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와 비교해도 무게감에서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6자회담도 비중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강석주 내각 부총리 등 대외정책 결정라인에 있는 인물들이 수행단에 포함된 것은 이런 관측을 뒷받침해준다.강 부총리와 김 제1부상은 북한내에서 핵문제 전문 관료로 꼽힌다.

 외무성 제1부상을 거친 강 부총리는 1994년 제네바 합의 당시부터 핵 협상과 대미외교를 도맡아 왔고 북중정상회담 에도 배석하는 북핵 외교의 북한측 실무사령탑이다.

 김 제1부상의 경우 최근 미국과 중국을 연이어 방문해 6자회담 등과 관련해 당사국과 외교적 논의를 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군수분야를 담당하는 박도춘 당 비서와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 현대화 등 군수분야의 협력을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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