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日과 영토분쟁 쿠릴열도에 군함 파견

러, 日과 영토분쟁 쿠릴열도에 군함 파견

입력 2012-08-25 00:00
업데이트 2012-08-25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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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2차대전 전몰 수병 추모항해 차원” 전문가들은 “쿠릴열도 실효지배 강화 조치”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군함들이 25일 일본과 영토 분쟁을 빚고 있는 극동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방문하는 항해에 나섰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태평양함대 소속 ‘네벨스코이 제독’ 상륙함과 견인선 ‘칼라르’ 등 군함 2척이 이날 오후 1시(연해주 현지시간) 쿠릴열도와 극동 하바롭스크 지역 등을 방문하는 24일간의 항해를 시작했다.

태평양함대 대변인 로만 마르토프 대위는 “군함들이 (쿠릴열도 가운데) 쿠나시르, 이투룹, 파라무쉬르 등 3개 섬에 기항하고, 하바롭스크주(州)의 (오호츠크해에 면한) 항구도시 오호츠크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달 17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항해는 2차 대전 말기인 1945년 8월 사할린과 쿠릴열도 점령을 위한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숨진 소련군 수병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 항해’ 차원에서 이뤄진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밝혔다.

군함들은 쿠릴열도 등에서 전몰 수병 추모제에 참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해군은 대일(對日) 전승기념일(9월 2일)에 맞춰 전몰자 추모제를 대대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태평양함대가 추모항해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군함들은 또 태평양함대의 초기 모항이었던 하바롭스크주의 오호츠크를 방문해 도시 건설 365주년 기념식에도 참가한다.

이처럼 러시아는 이번 항해가 통상적 ‘추모항해’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실시하는 추모항해 행사의 바탕에는 일본과의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쿠릴열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권을 확고히 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일본은 홋카이도(北海道) 북서쪽의 쿠릴열도 가운데 이투룹(일본명 에토로후), 쿠나시르(구나시리), 시코탄, 하보마이 등 4개 섬에 대해 역사적으로 자국 영토라며 줄기차게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쿠릴열도가 2차대전 후 합법적으로 러시아에 귀속됐다며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지난달 초 쿠릴열도의 쿠나시르 섬을 방문했다. 이 방문에 대해 일본이 사전에 강하게 반발했지만 러시아는 통상적 자국 영토 방문이라며 개의치 않았다.

메드베데프는 대통령 시절이던 2010년 11월에도 러시아 최고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쿠릴열도를 방문했고 이후 양국 관계가 심각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일본이 러시아 주재 자국 대사를 귀국조치 시키는 등 강하게 항의했지만 러시아는 오히려 일본의 과도한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며 역공을 퍼부었다.

러시아는 또 2007부터 ‘2015년까지 쿠릴열도 사회·경제 발전 프로그램’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이 프로그램에 310억 루블(약 1조900억원)이란 거액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사회ㆍ경제 개발을 통해 실효 지배중인 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더욱 확실히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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